|
2007년 01월 09일
![]() 흔히, 자신의 카메라에 자기 자신이 찍히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카메라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거나, '나도 찍어 달라.'고 부탁하거나, 셀프 카메라를 찍지 않는 이상은 말이죠. 일단 '사진을 찍는 입장'이니까요. 그러나 사진을 찍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좋습니다. 저는 그래요. 검지 손가락의 작은 움직임만으로 순간이 영원으로 남는다는 것이, 행복한 모습을 언제나 간직할 수 있다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해서 나온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합니다. 왜냐고요? 좋아하니까요. 인물 사진이든 풍경 사진이든,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찍기 마련입니다. 왜인지 알 수 없어도, 끌리는 무엇인가가 있는 법이죠. 저는 특히, 인물 사진을 찍는 것을 참 좋아합니다. 저를 응시하는 그 눈동자가, 무척이나 좋습니다. 일상의 자연스러움을 포착하는 것을 중요시하면서도, 카메라를 사이에 두고 교차하는 그 시선이 좋은 건 어쩔 수 없습니다. 감정의 교류…라고 해도 되려나요. 사진 찍히는 대상은, 그저 피사체(被寫體)가 아니라, 애정을 담아 바라보는 대상인 겁니다. 좋아하지 않으면 찍지 않으니까요. 마음이 없다면, 찍힌 사람은 무생물이나 마찬가지니까요. 그런데 단순한 저만의 느낌이지만, 찍히는 입장에서 카메라 렌즈를 바라보는 것은 어쩔 때 조금 어색합니다. 찍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파인더를 통해 피사체의 눈을 볼 수 있지만, 반대의 입장에서는 카메라로 가려진 상대의 눈을 볼 수 없기 때문에 때로는 어딜 보아야 될지 모르겠고, 조금 쑥쓰러워요. 물론 그런 거 신경 안 쓰고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사진 찍히는 것 자체를 무척 싫어하는 사람도 있어서 본래 성격과 관련이 있고, 어쩌면 단지 조금 부끄러워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친근함의 문제 역시 조금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인물 사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피사체와의 관계'와 '타이밍'이라고들 합니다. 틀리지 않는 말이지요. 제가 본격적으로 처음 사진을 찍기 시작할 때엔 상대방이 눈치챌까 몰래 찍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는 나름 자연스러운 사진을 찍고 싶었던 것인데, 그러다 보니 자꾸 상대가 모르게 찍게 되고, 거의 시선이 아래쪽으로 가 있는 사진이 나오게 된 것이지요. 제가 카메라를 응시하는 시선이 좋다고 한 건, 이런 경험 때문일지도 모르겠어요. 그 눈이 어쩐지…… 제 카메라를 어색해하지 않는, 친근함을 나타내 주는 것 같아서요. 어쨌든 사람들도 다들 카메라 앞에서 태연하기가 쉬운 것도 아니고, 저는 언제 셔터를 눌러야 할지 망설이다가 결국 아무 것도 찍지 못하곤 했습니다. 특히 실내에서 찍게 되면, 어두운 만큼 빛을 많이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에 셔터 스피드가 길어지게 되고, 순간 포착이 힘들어지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사진을 찍는 것은 더 어려워집니다. 하지만 용기내어 몇 장 찍어보니까, 타이밍만 잘 맞는다면 1/2초 정도의 느린 셔터에서도 충분히 자연스러운 사진이 나오더라고요. 기뻤습니다. 물론 그만큼 실패하는 사진도 많지만 말예요. 지금의 제 인물 사진은 처음과 비교해서 상당히 사람들에게 가까이 가 있습니다. 사람이 크게 나타나 있다는 것이죠. 또 이런 것에 구애되어, 현재의 찍는 구도라든가 패턴은 상당히 고정화되어있다는 느낌이어서, 좀 더 살펴보고 변화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 사람의 성격이나 개성을 잘 나타내는 사진을 찍고 있지는 못하지만, 지금은 그저 일상의 순간을 기록하고 싶습니다. 가족과, 친구와…… 그런 사람들을요. 사람에 상처받아도, 그래도 역시 사람이 좋은가 봅니다. 그래서 계속 계속 그런 생각을 해요. 어느 순간 누군가가 무척 예뻐 보여서, 사랑스러워서, 언제까지나 눈에 담고 싶은…… 그런 모습을 보게 되면, 사진을 찍지 않더라도 바라보면서 기억하고 또 기억하려고 합니다. 처음 사진을 찍기 시작한 동기가 무엇이든, 사진은 어렵지만 매력적인 존재임은 틀림없어요. 아무튼 처음으로 돌아가서, 사진을 보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사진을 찍어주던, 기억하고 싶은 그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으면 허전한 기분이 들지요.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찍던 마음처럼요. 인화된 사진을 볼 때, 자신의 모습뿐만 아니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영원히 기억하고 싶은 건 마찬가지니까요. 더욱이…… 쉽게 만날 수 없는 사람이라면. 그래서 다른 이가 찍어주었던, 제 사진 한 장을 같이 넣었습니다. 함께 만났을 때의 저는 거기에 없지만, 보고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요, 다음부턴 좀더, "나도 찍어 줘."란 말을 많이 하고 싶습니다. 함께 있고 싶어요. 그리고, 많이 찍고 싶습니다. 그러면 언젠가 예쁘고 즐거운 사진이 나올 수 있겠지요. ……아, 그런데 왠지 이런 글을 쓰고 나면 앞으로 사람들의 사진을 찍는 게 부끄러워질 것 같아요. 아하핫. 2006년 11월 30일
11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아울러 가을의 끝이기도 하지요. 사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달 단위로 나눈다는 게 억지스럽긴 하지만 어쨌든 내일부턴 겨울이네요. 11월은 가을이라기보다는 겨울이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저에게만 그런지 모르겠지만요. '이제 겨울이구나―' 했다가 12월, 1월, 2월 하고 세어 보고는 '아, 아직 가을인가.' 하곤 하지요. 11월은 연말이라 그렇게 느껴지나 봅니다.
올해는 가을이 30일 정도밖에 안 되었다고 하더군요. 우리나라에서 4계절의 아름다움을 모두 느낄 수 있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는 저로서는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30일 정도 되는 가을도 제대로 된 가을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날씨만 서늘했다 뿐이지 나뭇잎은 초록빛을 띠고 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9월은 여름의 연장인 듯 더웠고, 10월은 잠시 추웠다가 서늘한 날씨가 되었다가, 그렇게 한겨울 같은 추위를 몇 번 반복하며 날씨가 오락가락하더니, 11월쯤에서야 비로소 제가 있는 곳에선 단풍이 많이 물들어서, 가을 느낌이 났던 것 같아요. 11월의 끝자락, 왠지 가을을 이대로 보내기 서운해서 하루 날 잡아 학교 안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더랬습니다. 필름이 많이 남아서는 절대 아니고요. 몇 장은 11월 초, 중순에 찍은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11월 하순 경에 찍은 사진들이에요. 가을 사진을 찍은 다음 날 나뭇잎들이 우수수 다 떨어졌길래 얼마나 안도했는지 모릅니다. 왠지 그 며칠 간이 저에겐, 진정한 가을이었던 것 같기도 해요. ![]() ![]() ![]() ![]() ![]() ![]() ![]() ![]() ![]() ![]() ![]() ![]() ![]() ![]() 11월의 마지막 날, 오늘은 눈이 왔더라고요. 저번에 비와 섞여 내리던 첫눈은, 전 보지 못했었거든요. 저에게는 사실상의 첫눈이기도 해요. 아침에 나올 때 시선을 스치던 눈 한 자락이 거짓말 같고 꿈 같았습니다. 저 일기예보 잘 안 챙겨 보거든요. 그래서 더 반가웠어요. 버스를 타고 가는 길에는 눈이 점점 더 많아져서 정말 눈처럼 내리고. 가을의 끝을 고하며 첫눈이 내렸던 걸까요. 이제는 다시, 내년의 가을로― 향하겠군요. 그리고 내일 당장 시험으로. |
ABOUT
카테고리
이글루 링크
Welcome to 天's Battle Communicat..
The World Incognito 元銘's Life Dancing Days 보태기+어느하루. Rock And Roll M's World 본격 분리수거하는 블로그 IN THE LIFE '달빛중독자_소요(逍遙) 동물이 사는 동물원 소요 블로그 링크 幸せになりたい사람은 존재만으로 아름답다 Over The Audibity Limits! 하나에 올인! 天變地異說 shikishen은 기억한다 이 블로그는 허구헌날 비오네 태양의 고마시엔젤 彬 BLOG OF STRINGS 지옥의 문 연구개발단 Development Group PROJECT*J OFF LIMITS 외부 링크 Liar! Liar! (B'z)코난 스쿨러 (명탐정 코난) IMAGE PUZZLE (강경옥) Phanphile (오페라의 유령) Rollei 35 (롤라이 35) CGV (영화) 교보문고 (책) 싸이월드 (…) 중얼중얼 Someday 변하고 싶어My Way 조금씩이라도 좋으니 Someday 저 사람은 굉장하다고 온 세상의 화제가 되고 싶어 Someday 과거를 뛰쳐나와 My Way 미지의 Big Town에서 Someday 이기고 돌아올거야 운전사가 있는 리무진으로 Someday 이 거리를 뛰어넘고 싶어 My way 뭔가 말해보라고 Someday 지금도 즐겁지만 좀더 좀더 기분 좋은 일 하고 싶어 (We Are Boys In Town) 이런 때도 있었다고 웃고 싶어 We Are Boys In Town……… 최근 등록된 덧글
/비공개 1님/
그쵸- 겨울의 하늘은 예..
by 미르시내 at 03/17 /텐님/ 제대로 나온 게 없는 듯 하지만... by 미르시내 at 03/11 사진 멋져요!! 전 주로 아침에 버스 타러.. by 텐(天) at 03/08 /밀리타/ 아, 그랬어...? 하긴 정말로.. by 미르시내 at 01/02 /밀리타/ 나는 그저 프로필을 바꾸고 .. by 미르시내 at 01/02 새해-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사.. by 시온 at 01/02 와 뉴 포슷힝? 후덜덜! 새해 복 많이 많이.. by Jen at 01/02 이 글 읽다가 울 뻔 했습니다.예전에는 .. by 밀리타 at 01/02 하앍하악 순위권!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능! by 숙희 at 01/01 헤에...방금 언니 싸이에서 이거 보고.. by 밀리타 at 01/01 최근 등록된 트랙백
화려한 휴가
by 미리내는 은빛으로 흐르고 사람을 찍는 사진, 사랑을 찍는 마음 by Le Porte Dell'Inferno 마감문답 by shikishen은 기억한다 충동的 결정... by 미리내는 은빛으로 흐... 밥먹다가 날 샌다......OTL... by 하나에 올인!... 이글루 파인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