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5월 04일
Darling, won't you ease my worried mind?
 Layla를 즐겨듣던 때가 있었다. 이 불편한 구애의 노래를, 밤새워 반복하여 듣던 때가 있었더랬다. 그러다가 음악 속에서 잠들기도 했다.

 지금 이 순간, 다시 그 노래를 반복하여 듣고 있는 것은 과거를 회고하기 위함도 아니며, 현재의 상처를 보듬기 위함도 아니다. 그냥, 생각났다. 그냥 듣고 있어야만 할 것 같다. 나는 또다시 아련하게 떠오르는 기억 속의 그 밤을 재현한다. 이상하게도 Layla를 싫어하게 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지금까지도 너무나 좋아한다. 내게는 들으면 좋은, 단순한 '사랑 노래'가 된 지 이미 오래다. 나는 Layla의 흔적을 찾기 위해 아라비안 나이트를 읽었으며, 니자미의 서사시를 찾아 헤맸다. 그러나 이 노래를 들으며 잠들기엔, 나는 지금 너무도 잠이 오지 않는다. 긴 울음 끝에 토해낸 숨결이 벅차다. 심장은 얕은 숨을 내쉬며 겨우겨우 가슴팍에 매달려 있다.

 누군가를 좋아하더라도 그 때문에 눈물을 흘린 적은 없었다. 내가 당신에게 이런 감정을 느끼게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이렇게 아플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나는 언제까지나 당신을, 편안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깊어진 마음은 기쁨에 충만한 채로만은 있을 수 없었다.



 누구든 기타를 치며 나에게 Wonderful Tonight를 불러 준다면 난 바로 넘어갈 거라고― 그렇게 말했던 때가 있었고, 연인이 생긴다면 Wonderful Tonight을 불러 주고 싶다고도 생각했었다. 내가 그에게 처음 이 노래를 불러 준 날, 나는 고통스러운 상처를 얻었다.

 그래서 끔찍하게도 울고 있다. 아직까지도.



 '나는 그 동안 뭐 하고 살았나 몰라―'

 이 빈정거림은 전해지지 않은 채로 홀로 덩그러니 남았다. 지속되어야 할 대화는 불가피하게 끊겨 버렸다. 그래서인지 개운하지가 않다. 치유의 역할을 했어야 할 언어였다. 끝까지 파고들어가 시원한 해결을 할 요량이었는데, 단절됨으로써 역효과를 내고 말았다. 나는― 스스로가 아플 걸 알고 있으면서도, 끈질기게도 날카로운 면도날을 찾아내 상처를 깊숙이 헤집는다. 잠에서 깨어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면, 나는 더 괴로워할까, 덜 괴로워할까. 단절된 대화는 이을 수 있을까.

 지금까지 나는…… 이게 옳은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자신을 오롯이 지켜왔다. 그러나―



 순애보는 끝났다. 어른의 사랑놀음이 남았을 뿐이다.



 내가 기타를 배워 잘 칠 수 있게 되면, 나는 기타를 치고 그는 피아노를 치며 Layla를 함께 연주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가사와 사연을 제쳐두고 오직 그 음악 자체만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격렬한 기타 소리를 달래는 듯이 밀려들어오는 피아노 부분, 너무 좋아하거든. 기타와 피아노의 대화 속에 비로소 진정되는 마음, 평온하고 따스한 음률……. 그 염원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by 미르시내 | 2009/05/04 02:00 | 상념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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