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20일
독을 차고
나는 언제나 너희와 함께 한 그 순간이 가장 행복했었다고 말했었지만
너의 행복은 너의 현재─ 내가 없는 공간 속에 있었으니
가장 지루한 순간이 가장 즐거운 순간으로 변하는 것을 목격했다.

하나에 대해 찬사한다는 것은 그에 대응하여
그 찬사를 받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비참한 기분을 남긴다.
설령 그것을 폄하하지는 않았다 해도.
그 시간이 네게 아무 것도 아니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그러나 나의 시간과 너의 시간은 같지 않은 거겠지.

그것을 택한 것은 너이고, 너는 행복하고 또한 즐겁고
나 또한 그것을 탓하지는 않으며 기뻐해줄테지만
그 말을 듣고 조금 아팠던 것은 어쩌면
내가 당시에…… 그다지 행복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을까. 사실은 조금 질투했는지도 몰라.
그렇게 나는 과거를 붙잡은 채로 행복하였노라고 되뇌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과거만을 추억하는 것도 좋지 않아. 그런 것쯤은 알고 있다고.
그래도 나는 언제나 그 1년이 가장 행복했었다고 말할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너희들이 가장 소중했고, 좋아했고…… 그 때는 모두 함께 한 자리에 있었으니까.

……이제 내가 얼마나 너에게 무력하게 되었는지를 알겠는가?



그 때의 서늘한 감정은 잊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의 네 모습도 잊지 않는다.

그러니 나는 이를 악물고 나를 연마하여
네가 끼어들지 못할 공간에서
내 생애 최고의 순간을 누리리라.



나는 그저 그런 똑같은 인간으로 남지는 않을 것이다.
어차피 그런 거라면 홀로 나아가겠다.
네가 너의 인생을 택했듯이 나도 자신의 길을.

안심해, 그 행복을 방해하지는 않아. 너를 떠나지도 않을 테고.
어딜 가도 내게 가장 가까운 인간은 너다. 그건 절대로 변하지 않아.
내가 스스로 만족할, 원하는 삶을 살 수 있게 된다면
그 때 비로소 너에게 감사할 수 있게 되겠지.










─ 나는 독을 차고 선선히 가리라.
막음 날 내 외로운 혼(魂) 건지기 위하여.
by 미르시내 | 2008/10/20 19:36 | 상념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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