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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5월 31일
그것이 시작이었다. 어느 날, 운동장에 주저앉아 울어 버렸던 나를 기억한다. 햇빛이 내리쬐던 봄날이었다.
……겨울의 기운이 채 가시지 않은 3월이었나. 찬란한 슬픔의 봄이라던 4월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역시, 5월이었던가. May. 5월…일지도 모른다. B'z의 May가 어느 뜻인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이 곡은 5월에 나왔다. 어느 잔인한 봄날의 기억이 몇 년의 세월 속에 묻혀 갈 때 쯤, 나는 B'z를 알게 되었고, 이 곡 역시 알게 되었다. '갑자기 네가 꿈에 나타나서 당황했어. 나는 네 꿈에 나온 적이 있을까……?' 신경쓰이는 일이 있으면, 바로 꿈에 나와 버리는 나. 마음의 상태를 그대로 표현해 주는 그 꿈의 흔적에 기뻐하기도, 안타까워하기도 하는 나는, 그 애의 꿈을 몇 번이나 꾸었는지 모른다.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을 현실처럼 겪고, 그것은 곧 환상 속으로 사라져 버린다. 잠시 환상 속에서 행복하더라도, 깨고 나면 그 잡을 수 없는 아련함에 안타까움만 더해 가는 것이지만. 엇갈림 이후, 내가 상대를 생각하던 마음만큼 나 자신은 상대에게 아무 것도 아닐 거라는 생각에 언제나 괴로워했었지. 그러니까 아마도 나는…… 네 꿈에 나올 일은 없었을 거야. 결국 우리는 그렇게 끝나 버렸으니까. 이건 어쩌면, 사랑받지 못했다는 배신감이 낳아낸 미련일지도 몰라. 그래도 좋아했어. 당연해. 그렇다 해도 내가 너를 미워할 일은 없을 거야. 앞으로도 줄곧. 그래서 나는, 이 도입부의 가사에 매혹될 수밖에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래, 하늘에 빨려들어가듯이. 그리고 새벽녘에, 모든 것이 깨어나면, 너무나도 바쁜 하루에 스스로의 몸을 던진다. 꿈에서 깨고 나면― 평소와 같은 하루는 시작되고, 현실은 무척이나 바빠 감정 같은 건 생각할 겨를도 없이 지나가 버린다. 그러던 중 갑자기, 한순간, 익숙한 거리의 풍경이 선명하게 떠오르고, 이어 함께 그 거리를 걸었던 기억이 가슴 속에 되살아난다 하더라도, 본 적 있는 그 길을 더듬어 홀로 걷는 것 밖에는 이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눈을 감고서, 두 사람이 함께 걸었던 추억을 생각하며. 사랑스러웠던 네가 기억난다. 아직도…….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 목소리가 들리는 것만으로도, 몸 속에서는 파도가 치고 머릿속은 뜨거워진다. 마음은 아득한 하늘로 빨려들어가고, 말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것이 가슴을 터져버리게 한다. 그랬던 너였는데. 우리는 함께 있었는데. 내 마음은 변하지 않았는데. 그 행복했던 옛날로 돌아가고 싶은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렇게 계속 따스함을 찾아 헤맨다. 그 따스함을 그 누구도 아닌, 너에게서 얻고 싶은 것일까. 만약 다시 만난다면, 잘 할 수 있을지도 몰라. 나는 이미 끊어진 인연을 다시 시작하고 싶은 것일까. 그런 것은 아니라고, 그저 자꾸 신경쓰여서 그럴 뿐, 단지 멋대로인 자신을 억누르지 못하는 마음 때문인 거라고…… 그렇게 말하면서도 사실은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되돌아간다면. 만난다면. 그래서 그 때, 조금만 더 함께 있고 싶었던 거였는데. 그렇지만 어찌되었든― 그런 걸 전부 제쳐두고라도…… 사실 나는…… 그저 다시 한번만 더………… 만나고 싶을 뿐이었다. 사실은 그것 뿐이었다. 졸업 이후 나는 너를 본 적이 없다. 가까운 동네에 살았는데. 이사갔다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우스운 세상이지.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은 끔찍하게도 마주쳐서 가슴을 서늘하게 하지만, 보고 싶은 사람은 우연으로도 볼 수가 없어. 생각했었다. 상상했었다. 만약 내가 언젠가 너를 다시 만난다면,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웃으며 지나칠 거라고. 혹시, '안녕'이란 말이라도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 그렇지만 내가 그러지 못할 것을 알고 있다. 너인 줄 착각했던 얼굴도, 목소리도, 나는 그 순간 사실을 확인하는 게 두려워서 도망치기만 했어. 아직 감정이 남아 있는 것이겠지. 그래, 네가 웃어 준다면, 나의 세계는 구원받을 수 있는데. 그것 하나만으로, 그 모든 원망이 녹아내릴 수 있을 텐데. 그렇지만 우리는…… 앞으로 만날 일이 있을까. 단지 과거의 망령 속에서 헤매고 있는 구차한 나일지라도, 어쩔 수 없다. 그 일이 정말로 5월에 일어난 일이든, 그렇지 않든, 나는 이 노래에 감정 이입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처음 들었을 때부터 말이지. 그래서 B'z 팬들이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이 노래를, 나는 무척이나 좋아한다. 쓸쓸한 멜로디도, 어두운 이미지의 PV도, 좋아한다. 들으면 슬플지라도, 단지 계속해서 상처를 후벼파는 기분이 들 뿐이라 할지라도. 이제는 그렇게 격렬한 감정이 들지도 않고, 노래를 들으면 가끔씩 올라오는 슬픔에 익숙함을 느끼지만 역시 이 노래는 나에게 특별하다. 그래서 잊을 수 없다. 어느 순간의 감정이 얽힌 노래는. 밝지도 어둡지도 않고, 그냥 희미하기만 한 5월에, 그저 묵묵히 추억을 더듬으며― 누군가가 홀로 내 머릿속을 걷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 줄곧. 그렇지만 이제는 '…일지도 모른다'는 가정도, 정말로 '5월'이었느냐의 여부도 중요하지 않다. 계절의 여왕이라던 5월을 순식간에 색바래버린 탁한 이미지로 추락시켜, 언제나의 5월에 쓸쓸한 기분이 들게 했던 것도 괜찮다. 나는…… 5월의 그 어느 날에, 그렇게도 지겹게 쫓아다니던 망령을 떨쳐버릴 수 있는 기억을 얻었으니까. 그 때와 다르다. 그 날은 분명한 5월이었고, 그 사람은 일지 아닐지 모르는 가정으로 나를 힘들게 하지 않았다. 확실한 말로…… 진실한 말로 말해 주었으니까. 혼자만의 마음을 두려워하던 나에게. 이제 다음에 돌아오는 5월의 거리엔, 조금의 빛이 비쳐올지도 몰라. 그러니 이젠 Bye-bye. 언젠가의 5월이여. 갑자기 네가 꿈에 나타나서 초조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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