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5월 03일
원컨대 그대는 쓸데없이 꺾지 마오
 楊柳靑如織(양류청여직) 버들이 푸르러 베 짜는 듯 하니
 長條拂畵樓(장조불화루)
긴 가지 그림 같은 누각에 드리웠구나
 願君勤栽植(원군근재식)
원컨대 그대는 부지런히 심으세요
 此樹最風流(차수최풍류) 이 나무 가장 멋지다오

 楊柳何靑靑(양류하청청)
버들은 어찌하여 푸르고 푸른가!
 長條拂綺楹(장조불기영) 긴 가지 비단 기둥에 드리웠구나
 願君莫漫折(원군막만절)
원컨대 그대는 쓸데없이 꺾지 마오
 此樹最多情(차수최다정) 이 나무 가장 정이 많다오

 『구운몽』에서 양소유가 산수와 고적을 둘러보며 과거를 보러 가던 길을 계속하던 중, 작은 누각의 사이에 비치는 버들가지를 발견하고 '이런 아름다운 버들은 보지 못하였다.'고 극찬을 하면서 시를 지어 읊었는데, 그것이 바로 양류사(楊柳詞)이다. 이 소리에 낮잠을 깬 한 여인이 창을 열었다가 양소유와 눈이 마주쳤는데 바라보기만 하고 아무 말도 못하고 있던 중, 시종 아이가 '저녁밥 되었다.'고 양소유를 불러 여인은 놀라 창을 닫아버린다. 양소유는 아이를 탓하지만 어쩔 수 없다. 그 여인이 바로 8명의 여인 중 양소유가 가장 먼저 만난 진채봉인데, 그녀는 그를 놓칠까 보아 급하게 편지를 써 유모를 시켜 양소유를 찾아 연을 맺으려 한다.

 …….










 그래 너네 지금 연애한다 이거지!!!!!!!!!!!!!!!!!!!!!!!!!!!!!! 그래, 14~5세에 이르러서는 얼굴이 반악 같고 기상은 청련 같고 문장은 연허 같고 시재는 포사 같고 필법은 종왕 같고 제자백가와 육도삼략과 활쏘기와 칼쓰기에 정통치 아니할 것이 없으니 여러 대 수행한 듯한 양소유랑, 바야흐로 봄잠을 들었다가 깼는데 구름 같은 머리털이 귀밑에 드리웠고 옥비녀는 반쯤 기울어졌는데 봄잠이 충분하지 못한 모습이 천연스럽게 아름다워 말로 형용하기 어렵고 그림을 그려도 비슷하게조차 못 그리는 옥 같은 사람 진채봉아 잘해봐라 으아아악! 내가 왜 시험 공부를 하면서 원본 베껴 쓰고 해석하고 한자 체크하고 세 번 반복해서 새긴 뒤 다시 반복해서 공부하며 염장을 당해야 하는 거지!!! 양소유 너 공부 안 하냐!!! 과거 안 보냐!!!!!!!!!! 시험이 아직 멀어서 산수를 찾고 고적을 물으며 여행길을 계속한다 이거지?!?!?!?!?!?!??!?!
 봄인데 좋겠다 그래! 우리 학교 연못에도 누각이 있고 버들가지 드리웠거든? 저건 예전에 찍은 거라 그렇게 드리우진 않았지만 어쨌든 지금은 푸르고 푸르거든? 물도 푸르거든? 녹색이라서 한 치 밑도 안 보이거든? 비린내가 진동하긴 하지만 그래도 흑흑흑…….



 ……전공 과목인 '고전소설 읽기'의 시험 범위인 구운몽 앞 부분과 홍길동전 앞 부분을 공부하면서, 구운몽의 주인공 양소유와 8선녀 중 한 명인 진채봉의 첫 만남을 그린 데서 허허허 소리가 나오더군요. 아니 왜 이런 내용을 공부해야 하는 거지! 하면서요. 음, 다행스럽게도 유모가 양소유에게 편지를 전달하려 하는 데까지가 시험 범위라서 더 이상 염장은 안 당했습니다. 기뻐요? 제가 왜 이런 데 연연하고 있는 건지 아무튼 그러면서 뭡니까 양소유는 진채봉 죽은 줄 알고 다른 사람이랑 결혼하고 진채봉은 첩이 되고 으아아아 불쌍해~
 어쨌든 오늘, 이 과목을 끝으로 3학년 1학기 중간고사가 끝났습니다. 아아, 기분 좋네요. 시험 기간에 학교에서조차 친구도 못 만나고 사람과는 어긋나기만 하고 속상하고 쭉 혼자 있어야 했고 일하는 데선 일 저질렀는데 계속 연속으로 안 좋은 일만 생기고 그런 와중 공부는 해야 하고 그래서 마음엔 자꾸만 외로움이 잦아들었는데 응 거기다가 연애하는 내용 공부하고 있고 말이죠? 홍길동 아버지가 아무리 사람의 팔자는 도망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해도 지지 않을 겁니다? 횡설수설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아, 아무튼 대충 시험은 끝났습니다. 마음이 편해졌어요.
 ……그나저나 제가 버들을 꺾어 버려서 혼자인 걸까요. 저거 버들가지 맞……죠?
by 미르시내 | 2007/05/03 20:56 | 일상 | 트랙백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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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시온 at 2007/05/03 21:35
연애하는 부분 공부라-시험기간인데, 따뜻한 봄인데 공부를 하자니 내용이 걸리고 밖을 내다보니 눈앞의 많은 커플(?)이 걸리고 괴로우셨겠네요 미르시내님.
아마도 맞는것 같습니다.(...)메인-에 쓰인말이 왠지 서글픈데요?;
Commented by 존슨 at 2007/05/03 22:04
하앍
Commented by 존슨 at 2007/05/03 22:04
아 양소유가 그자식이었군요. 궁금했었네.
Commented by 숙희 at 2007/05/03 23:07
고전소설 원판은 야설 뺨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정말인가염? ㄲㄲㄲ
Commented by Jenny at 2007/05/03 23:10
안녕하세요 :D 카페 제니에요
국문과...(맞지요?) 무지 어려워보여요...전 영어건 한국어건 일본어건 저렇게 깊이 들어가는 것들은...전혀..(눈물)
그림은 꽤나 해석할 수 있는데 말이죠. 하지만 그걸 써 내는 건 너무 싫어요..<-도대체 뭐가 좋은거야?
전 지금 내일 제출해야 할 Seam sample들 만드는 법 작성중이에요=_= 아아아 머리가 아픕니다.
자주 놀러올께요 :D
Commented by 밀리타 at 2007/05/03 23:16
고전 시가 보다가 염장당할 때가 제일 열받아요OTL
Commented by 팬더맨 at 2007/05/03 23:27
예술이든 문학이든 영원한 공통주제 l.o.v.e. 께엑..! 그래도 피카소 같이 성적 콤플렉스에 마초적인 성격을 예술작품으로 보상받으려고 자기연인 초상화 추하게 그리는 거 보단 낫네요..그러니까 지금 이것은 시험문제 복습..?
Commented by 비오네 at 2007/05/04 01:08
아하... 구운몽... 줄거리는 대충 들었습니다만 그런 내용이었습니까... OTL
양소유 이 부러운... 아,아니 그게 아니고, ;;
하여튼 소설 같은 것에 염장 당하지 마시고 그냥 즐기세요.
Commented by shikishen at 2007/05/04 12:00
군몽이로군요. ....근데 굉장히 봄타시나 봅니다요...
Commented by 미르시내 at 2007/05/04 14:11
/시온님/
그렇죠 봄인데 봄인데 봄인데 봄인데!!!!!
도서관 안에서도 커플들은 걸립니다...-┏ 쳇. 힘들었어요.
커플을 보면서 커플 공부 하고 있었다구요 흑흑흑.
버드나무 맞죠?;;; 메인...이라면 당일벼락치기...OTL

/존슨님/
하악~?;
네, 양소유가 그 분입니다. 아프지 않게 물어보지 그러셨어요. 후후후.
카사노바에요 카사노바 양 카사노바~ 문제는 8명의 여인도 사이좋게 지냈다는 사실;

/숙희언니/
저도 잘은 모르지만*^^* 정말일걸요? 소설도 그렇고 시가도 그렇고;
언제 한번 춘향전이나 좀 탐독해봐야...(...)

/제니님/
왓, 안녕하세요~ 네, 국문과 맞습니다.
그, 그렇게 어렵지는 않은데... 제가 국어를 좋아해서 그럴지도요. ^^;
그림 해석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그림도 좋아하지만...OTL
그런데 뭐든 시험...같은 강제적인 걸 염두에 두면 진짜 하기 싫어져요. -┏
어쨌든 즐기는 게 좋은 듯~ 과제 작성 잘 하셨나요? 저도 자주 놀러갈게요~

/밀리타님/
님하 브라보. 뭘 좀 아시는군요. -_-b (...알아서 좋은 게 아닌 것 같...;)
고전 속의 주인공들은 다들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멋지고 예쁘고 사랑받고...-_-;

/팬더맨님/
사랑은 좋은 거니까요. 하하하하. 좋은데요...; 끄억!
아아, 피카소의 연인은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사귀는군요...(...)
그러니까 지금 제가 연애 콤플렉스를 보상받기 위해 이런 글을 올리고 있다는 말씀이세요 엉엉?
저는 일말의 희망을 남겨 두기 위해 시험 답 확인은 하지 않습니다. ㅠ_ㅠ 저긴 안 나왔어요~

/비오네님/
네, 그런 내용입니다. 하렘이지요. (뭔가 제가 소설을 왜곡시키고 있는 것 같...)
부러우실 것 없습니다. 결국 양소유(성진)는 인생무상을 깨닫고 잠에서 깨지 않습니까?
저도 좀 즐기고 싶어요. -┏ 소설이며 드라마 영화 만화 현실 모든 것이 거슬립니다!!!

/시키센님/
군몽~ 아니 그게 봄 탄다기보다는 음 원래 1년 365일 내내 그랬...
이게 아니라 어흑 막상 보면 굉장히...까진 아닌데 아니에요 정말이에요 공부할게요!
Commented by 숙희 at 2007/05/19 21:14
하앍.. 배경색이 다시 바꼈다! 변덕이 심하시내
Commented by 미르시내 at 2007/05/20 20:34
/숙희언니/
우훗! 원래 시험 끝나면 바로 바꾸려고 했는데 귀찮아서 미루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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