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2월 19일
Happy Birthday 고마워요!
 오늘은 24절기 중의 하나인 우수(雨水), 또한 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제 생일입니다. 대동강 물도 녹아 흐른다는 우수인데, 미리내는 얼음이 녹아 흐를 수 있을까요? 그동안 생일 타령 해서 죄송합니다. 제가 말 안 하면 생일 축하해주는 사람들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2월 19일, 3월 19일, 4월 19일…… 매번마다 이렇게 티 잔뜩 내고 다닙니다. ……라고 하기엔 말 배운 후부터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내 생일은 2월 19일~"이라는 말만 하고 다녔다는 부모님과 친척들의 증언이 있긴 하지만요.
 어쨌든 생일이었습니다. 올해는 특이하게도 설 연휴와 겹치게 되었네요. 여태까지 이런 일이 있었던가……. 사촌 언니 생일이 12월 31일이라 신정을 쇠기 위해 큰집에 모이면 생일 케익을 자르곤 했는데, 제 생일을 명절과 함께 보낸 날이 올지는 몰랐군요. 그것도 올해는 구정을 쇠는 바람에…….
 설이었던 2월 18일, 큰집에 가서는 저와 12살 차이 나면서 생일이 같은, 말 그대로 띠동갑인 사촌 큰오빠와 서로 생일 축하한다는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두 돌이 지난 오빠의 아기(저에게는 5촌 조카지요.)는 낯 가리는 것도 없어지고, 말도 다 알아듣고 곧잘 말하고, 아장아장 걸어다니면서 웃고, 참 예쁘더라고요. 포크레인 가지고 부르릉 하고 축구도 하고 밥도 먹이면서 놀았습니다. 18일 새벽에 보았던 열린음악회에서는 이종용이 '겨울 아이'를 부르고('생일 축하합니다', 'Happy birthday to you'란 가사가 나오지요.), 오후의 전국 노래자랑에서도 무슨 노래였더라…… 알려주지도 않았던 나의 생일에 축하한댔나 꽃다발을 들고 찾아왔댔나 그런 가사의 노래가 나와서 왠지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큰집 갔다가 할머니댁에서 쉬다가 외갓집 갔다가…… 어제 그렇게 종일 18시간 동안 무리해서 렌즈를 꼈더니 막상 생일인 오늘 아침 일어나니 눈이 침침하고 시리고 부셔서 눈도 제대로 못 뜨겠더라고요. 뭔가 아기가 처음 태어나서 눈 못 뜨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라섹수술 후의 통증이 어떨지 감이 왔습니다만 안약 넣고 꿋꿋하게 영화 보러 갔었는데, CGV에서 생일이라고 생일 콤보도 주더라고요. 생각하지도 못한 선물을 받은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눈은 이제 좀 나아졌습니다.
 마트님이 주신 하마사키 아유미의 앨범을 들으며 밀리타님이 주신 아이크림을 시키센님이 주신 인형에 발라 주었습니다. 정말 정말 감사해요!
 그리고 오늘 본 영화, '록키 발보아'에 나오시던 존슨님이 친히 포스팅하신 B'z의 Happy Birthday. 왠지 생일 당일에 이 라이브를 보았던 키란님의 감정을 알 것 같으면서도,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짠해지더라고요. B'z가, 이 많은 사람들이 함께 축하해주는 느낌이라니. 감동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또, 친척집에 가서 옷을 잔뜩 받아왔습니다. 어머? 이게 아니라…….
 정리 다 했습니다. 옷에 파묻혀 무척 행복해하며 하악하악대고 있었는데 마음에 드는 옷이 남성용인 경우가 많더군요. 어흑. 몰라, 입을 거야! (동생은? 동생은?) 생일이기 때문에 받은 건 아니고, 명절에 가면 옷이며 악세사리, 가방 같은 것을 받아 오곤 하지만 이번엔 진짜 많이 받았어요! 사촌 언니가 지갑도 하나 주었습니다~ 옷을 정리하면서 19일 0시가 되었는데…….

 미르시내 : 앗! 12시다! 내 생일이다! 앗싸!
  남 동 생 : (일어나면서) 자자.
  아 버 지 : (무덤덤하게) 그래. 네 생일이면 축하한다.

 해…… 행복해요…………?!
 11시에 일어나서 아침 생일상……이라기보단 뭔가 설 음식에 묻혀 가는 경향이 강하군요. 그래도 미역국이 있어요! 눈이 안 좋을 때 찍어서 약간 흔들……. (상관 있나?) 생일이든 기념일이든, 그 날을 기다리며 두근거리는 마음은 상당하지만, 막상 그 날이 오면 실감이 안 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오늘이 가기 전에 실감하려고 노력했어요.

 미르시내 : 앗! 내 생일이야! 으히히. 생일이다. 아아, 계속 자각해야 해. 생일 생일…….
  아 버 지 :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생일이라고 뛰어다녀야지 지금 12시인데 생일의 반이 지나갔다.
 미르시내 : 으악! 정말이다! 말도 안 돼!
 그리고 저녁의 생일 파티~ 작은 케익을 놓고 축하(자축……)했습니다. 생일 케익을 앞에 놓고는 다들 이 포즈를 한다길래 저도 해 보았어요. 호랑이다! 호랑이가 되는 거다! (제가 호랑이띠입니다. ……상관 있나?)
 그렇게 2007년 2월 19일, 저는 22살이 되었습니다. 이젠 하나 둘 나이 먹는 게 기쁘지만은 않지만(다른 분들에게 돌 맞겠다.) 여전히 생일은 저에게 있어서 특별한 날이에요. 많은 분들이 축하해 주셔서, 그 마음만으로 무척이나 행복한 생일이었습니다. 어느 때의 생일보다 잔뜩 축하받은 것 같은 느낌이에요. 모두 감사합니다! 낳아주신 부모님께도.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는, 나의 존재가 다른 사람에게 있어서도 살아갈 수 있는 이유가 될,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끝없이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하고, 미워하고, 슬픈 마음이 들지라도. 사랑해요, 오늘만이라도.



by 미르시내 | 2007/02/19 23:55 | 일상 | 트랙백 | 덧글(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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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존슨 at 2007/02/19 23:57
일빠!!
Commented by 미르시내 at 2007/02/20 00:38
/존슨님/
리플에 내용이 없잖아요!!!!!!!!!! -_-+
Commented by 밀리타 at 2007/02/20 00:41
푸훕; 마지막 사진의 시내님 넘후넘후 귀여워요!![하악] 근데 저도 제 생일이란 거 광고하지 않으면 아무도 선물을 안 줘요...[...]
Commented by 존슨 at 2007/02/20 00:43
이미 다 말로 떠들어서....*-_-*
마지막 어릴때의 인생역정이 참 인상깊습니다?
Commented by 팬더맨 at 2007/02/20 01:45
아니 이럴수가..어릴때 얼굴이 고대로 올라오셨군요..여튼 저의 문자지령은 완수하셨습니꽈~-_-+
Commented by 미르시내 at 2007/02/20 09:12
/밀리타님/
귀, 귀여워요?! 앗싸 이번엔 가여워요가 아니다! (의미불명)
저는 어째 생일인 거 일년 동안 광고해도 까먹는 애들이 있어요...
(...아니 그건 단지 날짜 개념이 없어서일지도-_-;)
아무튼 이렇게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해야(?!??!?) 합니다? +_+

/존슨님/
무슨 말을 했더라...;;;;; 아, 면봉은 맛있었어요.
제가 저 때부터 인생에 초탈했습니다. 외롭고 서글펐어요. 푸하하.

/팬더맨님/
아니 이것은 칭찬? 닮았나요 으하하하하.
뭔가 아기 때보다 더 나아져야 할 것 같은데 말예요 크크크 그냥 아기 얼굴-_-...
아 그 문자 진짜 폭소했어요 몬스터 10번 트랙이라니 으하하 제대로 완수했습니다~>_<
Commented by 비오네 at 2007/02/20 10:21
와앗... 사진들 귀엽게 나왔군요...
아버님과 어머님이 미르시내님을 닮으신듯 합니다. 오오... (뭔가 표현이 반대인거 같기도 하고... ;; )
Commented by 키란 at 2007/02/20 15:23
시내님의 어릴적 사진이 너무 귀여워요ㅠ_ㅠ
Commented by perante at 2007/02/20 17:39
와 축하드립니다!!! 사진들 귀엽고 아놔 ㅋㅋ큐ㅠㅠㅠ 인생역경 어뜨케 ㅠㅠㅠㅠㅠ
Commented by 시온 at 2007/02/20 22:17
4,5년에 한번씩 양력 생일이 추석이랑 겹쳐 ..묻혀 갑니다.그럴땐 참 슬퍼요.미역국도 못먹고-_-;특히나 이번 생일은 아무도 몰랐더라던 그런 슬픈 이야기.어릴때의 얼굴이 고스란히 가지고 계신가 보군요+_+
Commented by 숙희 at 2007/02/21 00:18
이런.. 잊어먹고 있었네요.. ;ㅁ;
오메데또~~
Commented by 미르시내 at 2007/02/21 09:18
/비오네님/
그, 그래요? 음식과 옷들이 귀엽... 촛불도 귀엽...(쿨럭)
아버지와 어머니가 원래 서로 닮으셨습니다. ^^; 다 제 덕분이에요? (...)

/키란님/
어머, 귀엽나요? *-_-* 지금도 귀엽죠? (← 죽어라.)
키란님 어렸을 적 모습도 보고 싶...*-_-*

/페란테님/
축하 감사합니다~>_< 캬아 선물 사진 귀엽고~
인생역경 저도 어찌해야할지 모르겠어요. ㅠㅠㅠㅠㅠ

/시온님/
앗, 그러세요?; 호, 혹시 저도 겹쳐...ㅆ던건가?;;;;; ...묻혀 가는 거로군요. ^^;
허거덕 시온님도 생일을 사람들에게 각인시키는 겁니다!!!!!!!!!! 이렇게 넘어갈 순 없어요!
음, 어렸을 때 얼굴이라... 그런가봐요. ^^;
저걸 가지고 10년 후 20년 후 그런 기계...에 넣으면 어떻게 될까요?

/숙희언니/
우훗~ 괜찮습니다. *-_-*
해피벌쓰데이 감사해요~ 해피벌쓰데이 투미~~~
Commented by kyung at 2007/02/22 13:36
옷. 늦었지만 생일축하합니당.
Commented by 미르시내 at 2007/02/23 06:29
/경님/
우홋! 축하 감사합니다앙~>_<
Commented by 이상권이 at 2007/02/23 21:51
시디가.. 맘에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늦었지만 저도 축하드립니다.
Commented by 미르시내 at 2007/02/25 08:46
/마트님/
앗, 안 늦었어요! 많이 축하해 주셨잖아요~
CD 잘 듣고 있습니다. +_+ 감사해요~
Commented by 존슨 at 2007/02/27 22:50
십칠빠!!
Commented by 미르시내 at 2007/02/28 13:22
/존슨님/
이나빠!!!!! ...이거 이제 봤습니다;
그나저나 존슨님 리플이 701번째 리플이네요. 왠지 170으로 바꾸면 십칠빠...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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