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09월 11일
아소 님하
동병상련 元銘양, 우리 함께 밥을 먹도록 하자.

 이전의 포스팅―때마다 돌아오는 수강신청 포스팅…… 덜덜―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번 학기 제 시간표는 6교시(1~6교시)×3일(화, 수, 금)이었습니다. 아침 9시부터 계속되는 수업이 전부 끝나면 오후 3시. 점심을 먹기에는 이미 늦은 시간이지요. 시간이 문제가 아니라 지쳐 쓰러질지도……. 그리고 근로장학생 일 때문에 수업 끝나고 바로 도서관에 가야 하는 날도 있기 때문에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쉴 틈이 없는 때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수업 시간표 그 자체로만은 전 무척 만족했었습니다. 아침 일찍, 1교시부터 시작해서 깔끔하게 쫘악 끝내고 남은 시간 자유롭게 자신의 일을 한다―란 느낌이었지요. 그리고 일주일에 학교 나가는 날은 3일. 쉬는 날이 더 많아요! 사실 어차피 학교는 늘 가고 있으니, 5일 동안 적절히 균형있게 배분해서 무리 없게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만, 하루에 6시간이면 그래도 괜찮을 것 같아 그냥 그렇게 하다 보니 주 3일제가 되었어요. 그래도 나름대로 균형있고 보기 좋아서 꽤나 만족했습니다. 3시간 연강 하는 수업이 전부 6과목인데, 보통 3시간 수업이면 75분 수업+10분 휴식+75분 수업 해서 2시간 40분 정도 하잖아요…… 어라? 2시간 40분? 계산 잘못 하고 있었네요. 그냥 막연히 2시간 30분 정도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아무튼 대충 30분 정도는 일찍 끝내 주시는 게 보통이라서 '그 사이에 밥 먹으면 되겠다.'라고 생각하고 룰루랄라 했습니다. 마침 학교 식당 중 애용하는 곳이 11시 30분경부터 열거든요. 밥과 국, 반찬을 자유롭게 선택해서 먹는 구조인데, 방학 지나고 나니 밥이 400원에서 500원으로 올랐길래 밥만 싸 가지고 와서 반찬만 사먹자고 친구와 굳건한 맹세를 하기까지 했답니다. 그래서 12시 정도까진 다 먹고 들어갈 수 있겠다는 계산!















 ……그런데………………………….



 계획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저저번주에 개강했을 때는 수업 거의 안 하고 강의 소개만 했지요. 그리고 저번주 월, 화요일이 수강신청 변경일이었고, 수업 진도를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화요일.
 저번 학기에도 수업 들었던 교수님이라 안심했습니다. 대충 적당한 시간에 끝내 주시거든요. 그 날 처음으로 핸드폰을 잊고 나왔기 때문에 쉬는 시간에 학교 컴퓨터실에 카드 삐비빅 찍고 들어가 네이트온을 후닥다닥 깐 다음 친구에게 문자를 다다다다다 보냈습니다. '11시 이후(사실 그 때 좀 빨리 끝내실 분위기라서)에 505호 강의실에서 만나자.'고요. 그리고 초고속으로 달려와 남은 수업을 듣는데 어……. 안 끝납니다? 전 핸드폰이 없습니다. 시계도 없습니다. 친구도 없습니다. 그래서 몇 시인 줄 모르고 있었습니다. 앗, 끝났습니다. 슬쩍 옆 사람의 시계를 보았습니다. 9시네요. 응, 9시? ……11시 45분이었던 겁니다. 11시 이후에 만나자고 했습니다? 5층으로 올라가니 이미 먼저 수업이 끝난 후의 밝고 깨끗한 505호 강의실에는 산뜻한 노랑병아리 옷을 입은 친구의 뒷모습이 보였습니다. 그 다음 수업은 같이 듣는데, 30분 정도 늦게 시작한다고 예고가 있었기 때문에 후닥다닥 5층의 계단을 뛰어내려가 학교 식당으로 내려가 밥을 먹고 다시 후다다닥 5층 계단을 뛰어올라와 수업에 들어갔습니다. 어흑, 교수님, 다음 시간부턴 일찍 끝내 주실 거죠? 음, 4~6교시 수업이 이번만 30분 늦게 시작한다고 한 건지 매 시간마다 그런 건지 모르겠네요.

 수요일.
 이 날은 핸드폰 가져왔습니다. 11시 40분까지 안 끝나면 친구 혼자 먹으라고 했어요. 오, 오오? 40분이 되어 갑니다. 흑흑거리며 '그냥 먼저 먹어라.'고 했습니다. 친구는 울면서 '그러겠다.'고 합니다. 어라, 그런데 문자를 보내자마자 바로 끝내겠다고 하십니다. 와우! 다시 '가겠다!!!'고 문자를 보냈어요. 어서 나가야 하는데…… 교수님이 출석을 부르십니다. 그것도 아주 느리게……. 끝났습니다. 강의실 밖으로 나왔습니다. 50분입니다. 아뵤뵤뵤 내려갔습니다. 다음 시간 같이 듣는 줄 알고 착각했다가 아니라는 것을 안 후 다시 5층으로 휘유우웅 올라왔습니다. 밥 못 먹었어요. 그런데 4~6교시 수업, 30분 일찍 끝났네요. 두 수업의 위치를 바꿔 주세요! ……얼떨결에 식당 줄에서 일탈해 온 친구는 김밥을 사먹었다는 후문이 전해져 내려옵니다.

 금요일.
 두 과목 모두 친구와 같이 듣는 수업입니다. 수업이 늦게 끝나더라도 조바심 나지 않아. 고통은 함께. 9시부터 수업 시작해서 10시가 되었습니다. 교수님이 휴식시간을 주십니다. 야호! 일찍 끝날 것 같아요. 딱 10분이 지난 후에 수업을 즐겁게 했습니다. 11시가 되었습니다. 다시 쉬는 시간을 주십니다. 어라? 기쁘긴 하지만 11시인걸요? ……이런, 일찍 끝나긴 틀렸습니다. 결국 52분에 끝났습니다. 친구님이 폭주하셔서 도저히 안 되겠다고 밥은 먹어야 해!!! 하시길래 5층 아래의 매점에 가서 친구님은 김밥, 저는 삼각김밥을 사 왔습니다. 계단 올라가면서 와구와구 먹었습니다. 아직도 열받으신 친구님께서 교수님께 메일 보낸다고 소리치십니다. 저는 '삼각김밥이라도 싸와야겠다.'하고 중얼거렸는데 '메일 보낼 거라니까!!!'하고 맞받아칩니다. 저는 기가 죽어서 그냥 옆에서 '쉬는 시간 한 번으로 줄여달라고도 써줘.'하고 부탁했습니다. 이제 5층에 도착했어요. 59분입니다. 저 앞에 왠지 교수님스러운 분이 가십니다. 설마 교수님일까! 하고 있는데 저희가 가방 두고 나온 강의실 앞문을 열고 들어가시는겁니다! 허걱 소리를 내며 재빨리 음식을 처리하고 강의실 뒷문으로 따라 들어갔습니다. 자리에 앉았습니다. 12시입니다. 바로 출석을 부르십니다. 하지만 저는 조씨이기 때문에 조금 여유가 있을지도……가 아닌가. 응급처치를 했기 때문에 조금은 더 집중을 하며 즐거운 수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교수님이 '날씨도 좋은데 일찍 끝낼까요?'했다가 아이들(⊃본인)의 '밥 못 먹었어요!!!!! 어흐흐흥.'의 외침에 1시간 정도 일찍 끝내 주셨습니다. 이거 정말이지, 시간이 바뀌어야 한다니까요.
 교수님, 10분만 일찍 끝내 주세요. 부탁이에요. 배고파요. 밥이 먹고 싶어요. 밥을 먹어야 살죠. 가을은 식욕의 계절이잖아요. 저는 앞으로 밥을 먹고 다닐 수 있을까요……? 이번주를 기대하겠습니다. 다음 이 시간에.
by 미르시내 | 2006/09/11 19:52 | 일상 | 트랙백(2) | 덧글(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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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섎굹???ъ씤! at 2006/09/20 00:29

제목 : 諛λ㉨?ㅺ? ???뚮떎......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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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하나에 올인!... at 2006/10/03 01:03

제목 : 밥먹다가 날 샌다......OTL...
 어머니에게 스스로 돈을 벌어 학교에 다니겠다! 라고 큰소리 뻥뻥 쳤기 ......more

Commented by 존슨 at 2006/09/11 20:42
어흑...불면날아갈것같은 시내님에게 어찌 이런 시련이 ㅠㅠ
Commented by 비오네 at 2006/09/11 20:54
엉엉엉... 시내님에게 점심 먹을 시간을 달라 달라!! ㅠ_ㅡ/
Commented by 존  at 2006/09/11 21:05
하악하악 날백수인 제가 점심들고 쉬는시간에 기다려야하나요 하악하악
Commented by JK at 2006/09/11 21:32
우와 사진 보니 되게 힘들어 보이네요. 술이라도 댓병 마신 듯한 모습..숙취에 쩔은 듯하다는....
Commented by 텐(天) at 2006/09/11 22:27
밥은 잘 먹어야 버틸 수 있는데.. ㅠㅠ
(급식 시간에 밥과 반찬을 남자 선생님들만큼 담으면서 중얼거리고 있는 텐입니다..)
Commented by 키란 at 2006/09/11 22:32
시내님 화이팅......;ㅂ;
Commented by 팬더맨 at 2006/09/12 00:40
교수님, 그녀의 팔둑을 봐주세요! 먹여야할거같지 않습니꽈!
Commented by 날개 at 2006/09/12 07:05
한국에서의 대학 생활이 그립습니다 흑 ㅡㅜ
그나마도 전 공부를 열심히 안하고 딴짓만 하던 학생이라
수업 들었던 기억은 거의 없습니다 -_-;;
전공때문에 늘 작품으로 내다보니 시험을 본 기억도 없고.
전 정말 놀자대학생이었던것 같아요. ㅋㅋ 그래서 지금 이렇게 힘들게 살지요~
Commented by JK at 2006/09/12 22:57
블로그 링크가 바뀌었어요. 아까 말씀드렸듯이 태터툴즈 버전을 바꾸면서 살짝 바뀌었습니다. 도메인은 그대로인데 계정이 바뀐거니까 이름 누르면 그냥 갑니다~ 오늘 재밌었습니다.
Commented by 시온 at 2006/09/13 17:09
그런 난감한-_-;
가끔이 아니라 종종 생각하지만-전공 교수님들 그 다음시간에 다른 수업있고, 점심시간이라는걸 잊으시는건지(.....)식사 어떻게든 사수 하시길!
Commented by 미르시내 at 2006/09/13 18:46
/존슨님/
그러게요. ㅠㅠ 요새 바람도 많이 부는ㄷ......(...내가 왜 이러지;)
인간은 생각하는 시냇가의 갈대...요...-_-;

/비오네님/
어흐흐흐 어제랑 오늘 먹는 데 성공했어요!!! 오늘은 1~9교시 풀이었는데!!!
자 이제 금요일만 남았습니다!!! 이대로!!!

/존님/
어제 기다렸는데 안 오시더군요... 이제 당분간 뵐 수도 없는데...
하지만 무려 1시간이나 일찍 끝났기 때문에 점심들고 오셨음 헛고생하셨을듯...(응?)

/JK님/
어머 그렇지 않아요! 고뇌하고 있는 거라고요! 화이트 데이였어요 엉엉.
사실 술집 맞... 하지만 공업용 알콜 냄새가 날 만큼 마시지는 않았어요! ㅠㅠ

/텐님/
그렇죠!!! ㅠㅠ 흐학 학교 밥 무지 많은데 끝까지 잘 먹고 있습니다. +_+
텐님도 많이많이 드시고 힘 내셔서 수업하세요! 호로로로로~

/키란님/
흑흑흑 키란님은 잘 드시고 계시죠? 가을은 식욕의 계절입니다!
아 눈물나요... 스스로 화이팅......!

/팬더맨님/
어흐흐흐흑 그런데 이제 가을이라 팔뚝을 보일 방법이 없어요!!!
걷어올리고 수업들을까...-_-;
Commented by 미르시내 at 2006/09/13 18:52
/날개님/
괜찮습니다! 저는 수업 한번도 안 빠지고 들은 과목 F 나왔습니다. (...이게 아니잖아!)
요새 너무 졸려서 수업 듣기 힘들어요. 필기라도 열심히 해서 집중해야 하는데...
우와 정말 시험...의 형태를 지닌 건 전혀 안 보신 건가요...!
전 그냥 멍하니 시간 보내는 대학생...; 정말 한국이 그리우실 것 같아요.

/또 JK님/
알겠습니다~ 링크 바꾸어야겠군요! 어제 재미있었어요! >_<

/시온님/
맞아요! 교수님들도 강의시간을 1~6교시 풀로 잡으라고 하시...(맞을라)
음 저번 학기에 그런 교수님 계셨는데 안타깝게도 전 점심시간 후의 수업을 들어서...;
으악 배려가 필요해요!!! 교수님 배 안 고프십니까!!! ㅠㅠ
Commented by 元銘 at 2006/09/17 01:27
앗싸리 이거 트랙백 서로하는게 어떨까?
Commented by 미르시내 at 2006/09/17 13:53
/元銘/
앗싸리...? (...) 트랙백 했어.
우와 근데 너 시간표 진짜 빡빡하네. 23학점인데 1시간당 1학점 아냐?;;;
자자 열심히 해서 확 그냥 장학금 타버리는 거야!
Commented by 元銘 at 2006/09/20 00:29
호환이 안돼서 도깨비 문자다. 나도 태터 업글을 해야할까봐ㅡㅢ
Commented by 미르시내 at 2006/09/21 19:22
/元銘/
우와 진짜 도깨비 문자다 와 신기하다~
전엔 트랙백 잘 됐던 것 같은데 이상하네...
난 트랙백은 되는데 링크시키려니까 주소가 바보됐다.
Commented by 날개 at 2006/09/22 01:15
요즘은 식사하실 시간이 있으신가요?
한번도 안빠지고 들은 과목이 F 떴다니... 왠지 좀 위로가 됩니다 ;; 쿨럭
Commented by 미르시내 at 2006/09/22 18:34
/날개님/
음 그래도 어떻게 어떻게 잘 먹고 있는 것 같아요. 으하하하하. ㅠ_ㅠ
좀 적응이 되어서 그런가... 왠지 조금씩은 일찍 끝나는 것 같기도 하고요.
푸하하하하 정말 그 F에 대해서는 무한한 의문과 증오만이...OTL 쿨럭이죠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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