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07월 26일
뭔가 이상하지만 말이야…….
 며칠 전의 일입니다.

 첫번째 이야기.
 아침에 일어나서 학교를 가기 위해 집을 나섰습니다. 계단을 내려오며 보니 우편물 몇 개가 와 있군요. 무엇이 와 있을까 보는데 인하대학교에서 온 우편물이 있더라고요. '어머, 웬일이지?'하며 신기해했으나 곧 그것이 성적표임을 깨닫고 가방에 넣은 채 룰루랄라 학교로 향했습니다.
 버스 타고 오는 중에 엄마께 문자가 왔는데, 아버지가 오신다고 합니다. 지금 지방에 계시거든요. 얼마 전에 오셨는데 금방 다시 오시네요. 그러니 왠지 가방 속은 성적표의 따뜻한 요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버스에서 내리는데 동네 동생이 함께 내립니다. 학교 갈 때 타고 가는 46번 버스는 제가 다니던 고등학교를 지나가거든요. 내려서 걷는 데 은근히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탈 때는 미처 못 봤는데(하긴 같은 버스 타고 온 친동생을 못 본 경우도 있습니다.) 학교 앞 독서실에서 공부하다가 오는 길이더군요. 고 3인데, 인하대 국문학과에 수시 지원을 했다고 합니다. 오오! 내가 응원할게! 됐으면 좋겠네요! 그러나 그 문제의 인하대 국문학과 성적표가 가방 속에서 울고 있네요.

 두번째 이야기.
 점심에 학생회관 내 사진관에 가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렌즈 끼고 나서 처음으로요. 어릴 때부터 안경을 써서 안경 벗고 사진 찍을 일이 없었지요. 특히 이렇게 사진관에서 찍는 사진은 말입니다. 사진관 사진 아니라도, 렌즈 끼고 나서 사진 찍은 것이 별로 없어서 어떻게 나올까 궁금하더군요. 40분 후에 결과물을 기대하면서 두근두근 봤는데 으어어어억!!! 뭐가 이리 맹해!!!!! 입모양이 이상해!!!!!!! 앞머리도 없어요!!!!!!!!!! 거울 좀 보고 앞머리 좀 만들걸!!!!!!!!!!!!!!!
 그러나 (그것을 보는 모든 이들이 폭소를 터트리며, 술집에서 검사하는 아르바이트생조차도 동일인물인지 의심하며 주소지를 확인하는) 주민등록증 사진과 비교하며 잘 나온 거라고 생각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주위 사람들이 안경 벗고 렌즈도 안 끼고 예쁘게 잘만 찍길래, 저도 한번 따라해봤다가 망했거든요. 그들의 시력과 나의 시력은 같은 게 아니야! 보이지 않는 눈으로 앞을 응시하기란 쉽지 않아서, 정말이지 울다 눈 부은 시골 처녀 같습니다그려.
 그런데 며칠 전 제 블로그의 공개 사진과 공개 문구를 바꾼 일이 생각났습니다. '프린세스 메이커'의 애니판이라 할 수 있는 '쁘띠프리 유시'의 주인공 유시가 학교 가기 전에 머리를 빗고 '앞머리, OK!'라고 하는 장면이죠. 유시는 프린세스 메이커 3탄의 딸을 모델로 캐릭터 디자인 한 거라, 이마도 넓고, 한 가닥 튀어나온 앞머리도 그대로입니다. 그 이마와 앞머리가 꽤 중요한 역할을 하죠. 으음, 아무튼 앞머리 OK는 무슨……. 엉엉엉엉엉 내 앞머리 어디갔어, 너무 활짝 웃지 마! 흑흑흑 이건 선견지명이니? 으악.
 그리고 버스에서 함께 내렸던 그 소녀, 아무래도 고 3이고 학교 다니고 하다 보니 본 지 좀 됐는데, 안경 벗은 제 모습을 보더니 '언니는 안경 벗은 게 훨씬 낫다.'고 하더군요. 어머 감사해라. 그러나 몇 시간 전 찍은 사진과의 괴리감이 밀려왔습니다. 아니 그렇다고 제가 사진보다 실물이 낫다는 그런 발언은 절대 아니고요 덜덜덜.
by 미르시내 | 2006/07/26 17:54 | 일상 | 트랙백 | 덧글(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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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존슨 at 2006/07/26 18:15
시내님, Ok! -_-b
Commented by 키란 at 2006/07/26 18:44
저는 성적표 배달 시즌을 깜빡하고 있다가...어머님이 부르시길래 갔더니 어머니 손에는 성적표가 쥐어져 있더군요; 다음부터는 우편물함을 잘 감시해야겠어요;ㅁ;
저도 민증검사 할때 잘 못알아봅니다-_-; 다들 민증사진이랑 저랑 다른 사람같다고 그래요. 머리모양을 바꿔서 그런가..민증사진이 특별히 못나왔다거나 잘나온것도 아닌데 말이에요;
안경을 몇년씩 끼고 다니다가 1년전쯤부터 매일 렌즈만끼고 다녔더니
안경쓰면 다들 이상하다고 합니다. 가족들 조차..
안경이 별로 안어울린다고ㄱ-;
이제 시내님도 안경은 별로 안어울린다는 소리를 들으실지도.(?)
Commented by Re숙희 at 2006/07/26 20:16
훗.. 거짓말을 하시는군뇨..
안경벗고 강렬한 덕후의 포스를 풍겨대는 사진이 까페에 명문자료실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데.. 낄낄..
신애 님하는 구라쟁이 ㄳ
Commented by 존슨 at 2006/07/26 20:57
↑ 이자식!! 당장 취소해!! 나의 시내님은 그렇지 않아!!
Commented by 텐(天) at 2006/07/26 22:45
하지만 미르시내님, 요즘 정말 눈이 부시게 예쁘신걸요. +_+
확실히 렌즈 쪽이 더 예뻐요~ >_< 미르시내님도 언젠가 저와 함께 라식을 알아보아요~;;; 흑흑;;
Commented by 팬더맨 at 2006/07/26 23:44
1.울 동생님하도 우리학교 오고 싶다길래 "등급이나 올려!" 라고 말했..형제끼리 같은 학교 다니면 학비 20%깎아주니깐..중얼(...)
2.저는 눈이 캐그지라 하드렌즈밖에 못끼는데 결국 적응 실패로 안경잽이 신세입니다. 저도 언젠가 시필코 라식을 받을 텝니다-_-
Commented by 비오네 at 2006/07/27 00:11
성적표는 가방안에서 평생을... 요람에서 무덤까지... 이번 학기 성적이 어떠시길래... ;;;
저도 운동할때는 렌즈끼곤 했는데 요즘은 잘 안끼게 되는군요. 안경으로 가리는 편이 낫다는 평가 때문에... ;;
다음 번개때는 저도 안경을 벗고 렌즈 한번...? 아, 모자는 안 벗어요. ;;;
Commented by 미르시내 at 2006/07/27 09:26
/존슨님/
존슨님, OK! O_<b~
그런데 사진도 성적표도 OK가 아니에요!!! 이런 OK 목장의 비극!!!
...코난을 너무 많이 봤군요. 그러니까 OK 목장의 결투...(횡설수설)

/키란님/
아힝 키란님 안녕하셔요. *-_-*
으어엇, 어머니께서 부르셨는데 성적표라니...OTL
자, 제 성적표의 행방을 기대해 주십시오.
헤에~ 민증사진, 동지입니다! 다음번엔 서로 사진교환을...(어쩌려고-_-;;;)
음 확실히 머리모양을 바꾸면 달라 보이긴 하더라고요~
제 친구도 파마+단발과 긴 생머리의 차이가... 전 머리 비슷한데 이상하지만요.
렌즈는... 아니 가족들까지 그렇게 느끼신단 말입니까!
근데 전 약속 있을 때 빼고는 잘 안 써서요. 귀찮아서...;
그래서 끼고 나면 또 귀찮아서 안 뺍니...(;;;)
적응기간 동안엔 계속 쓰고 다녔더니 안경 쓰고 거울 보면 어색하긴 했어요!
Commented by 미르시내 at 2006/07/27 09:30
/Re숙희님/
푸하하하하 숙희언니~ 어서오세요~
아니 그게 뭐지... 렌즈 끼고 찍힌 사진 말인가...라고 생각했는데 푸하하하하;
그 때는 선글라스(...)를 썼잖아요!!! 음 벗기도 했지만!!!
으흑 원래 렌즈 낀 목적은 선글라스였는데 못 사고 있어요. ㅠ_ㅠ
친구가 버스기사 아저씨래요...ㅠ_ㅠ;;;

/존슨님/
하악하악!...이 빠졌...(...) 어머 숙희님 덧글 지우시면 안돼요~
요새 친구가 '오덕후'와 '안여돼'란 단어에 빠져 있어서 참 재미(?)있습니다 푸하하;
막 궁극의 안여돼가 될셈이냐 그러고...ㅠ_ㅠ

/텐님/
으앗 눈이 부시게라뇨;;;;;;;;;; 꺄앗; 꺄앗; 꺄앗;
...아이고 감사합니다. ㅠ_ㅠ 그런데 눈을 잘 못 떠서 더 어리버리해진 것 같아요.
라식은 무서워요... 하지만 예전엔 렌즈도 무서워했었죠; 으하하;
Commented by shikishen at 2006/07/27 09:30
...숙희랑 좐슨에게 맹렬한 사랑을 받고 계신 시내님이로군요... ...아닌가? 아..암튼.. 민증 사진이 맘에 안드시는 분들이 많군요...
Commented by 미르시내 at 2006/07/27 09:39
/팬더맨님/
1. 전 이미 같은 학교 다니고 있습니다. OTL (동생 성적표 같이 간직...;)
근데 합쳐서 50만원밖에 안 깎아줘요! 동생분께 화이팅을!!! +_+
2. 전 소프트 해도 되긴 하는데 눈이 나빠서... 팡짱님은 아예 안되시는건가요?
역시 하드렌즈는 적응이 힘든 것 같아요. 곡률 다 재고 하신 거죠? 안타까워라...ㅠ_ㅠ
오우 그럼 정말 라식 하시는겁니다!

/비오네님/
몰라요 비오네님은 비오네님은...... 우어어어! 제 평생 이런 성적 처음이에요 악!
서랍 안 편지 사이... 아니 수능 성적표 사이에 두었습니다. -_-;;;
검도는 렌즈 껴야 하지 않나요? 그 머리에 쓰는...;
그런데 비오네님은 안경 잘 어울리시는걸요~...라고 해도 그럼 렌즈 끼고 오시는겁니다?
(...모자-_-; 그렇게 연막을 쳐 놓으시다니...!!!!!)

/시키센님/
매, 맹렬한 사랑...OTL;;; ...아니지요?;
윽 전 민증 사진이 정~~~~~말 이상해서요! 아울러 학생증도 그 사진...-_-;
그냥 졸업사진으로 민증 사진 할 걸 그랬어요. 그런데 시기가 맞던가;
시키센님은 민증 사진 맘에 드세요? +_+
Commented by shikishen at 2006/07/27 13:58
....어제 꺼내보니 엄청나게 번져서 이젠 실물을 알아보기 힘들더군요. 참으로 다행한 일입니다.....
Commented by 미르시내 at 2006/07/28 01:38
/시키센님/
엄청 번져버렸군요. ...뭔가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아하하.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지네요~
Commented by 시온 at 2006/07/28 20:05
친구안경을 그냥 써보았는데 어울린다 반, 벗어라 반-_-;
어울리든 안어울리든 안경은 라면먹을때 너무 불편합니다(....)맨날 하얗게 김이 서린 안경을 닦으며 라면을 먹는 친구의 모습이란-_);
제 성정표는 아직 도착을 안했군요(......)
Commented by 미르시내 at 2006/07/29 00:45
/시온님/
과연 진실은 무엇? +_+ 그래도 어울린다가 반이네요!
네네~ 맞아요! 라면 먹을 때 불편해요. -┏ 푸하하하.
그리고 겨울에 밖에 있다 실내 들어와도 김 서리고!
하지만 시온님은 눈 좋으시니 무효!!! 부러워요~
아직 도착 안 했군요. 건투를 빕니다///
Commented by 가연 at 2006/08/02 00:06
본인은 라식 안하고도 눈을 꼭 좋게 만들어서 부러움을 사겠수다!
Commented by 미르시내 at 2006/08/02 01:19
/황가쨩/
호오, 그런 방법이? 기대할게!!!!! ...라식 아니라면 라섹? (...)
언제쯤이면 볼 수 있는거야~?
Commented by shikishen at 2006/08/08 09:58
자연농원까지 다녀오셨는데 업뎃이 없으시군요... 블로그 변경 및 링크 재신고 하고 갑니다..
Commented by 미르시내 at 2006/08/08 12:16
/시키센님/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 자연농원까지 다녀오셨는데...ㅠ_ㅠ
와앗, 드디어 옮기셨군요.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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