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03월 27일
롯데월드 다녀왔습니다.

 그… 소문의 롯데월드에, 어제 다녀왔습니다.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오나 구경하러… 간 건 아니고, 元銘양이 어제 생일이라 그 전날 약속을 정하던 도중(항상 전날 약속을 잡고 당일에 만나 어딜 갈지 정합니다.) J군이 롯데월드를 가자는 제안을 했고 롯데월드에 무척 가고 싶어하던 H군을 포함한 신비로 동호회 생일 스쿨러人들은 한 명을 빼놓고 모두 솔깃해하여 롯데월드에 가기로 했지요. 어차피 만나서 뭘 하기는 해야 하니. 새벽 6시에 올 수 있는 사람들은 오고, 저처럼 먼 거리에 사는데 5시 30분이 첫차인 사람들은 늦게 합류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제 시간에 온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뭐, 인생이 이런 거지요. 뭐 어떻습니까. 7시 40분쯤인가, 롯데월드에 가장 먼저 도착한 J군과 C군으로부터 비상 문자가 왔습니다. '사람들 진짜 많다. 잘 하면 못 들어갈 수도 있다.' 아 그렇구나 하고 버스를 타고 전철을 갈아타 도착하기를 기다렸지요. 그 둘도 서로를 못 찾고 있고, 중간에 도착한 K군으로부터 벽이 무너졌다는 연락. 덜덜덜. 합정역에서 2호선을 갈아탔는데, 맞은편에는 롯데월드에 가리라 예상되는 해맑은 초등학생들이 앉아 있었습니다. 고개를 들어 전철 안을 둘러보면 다들 롯데월드 갈 것 같은 옹기종기 사람들. 그러던 중 건대입구 역에서 사람들이 엄청 타더군요. 롯데월드 가는 사람들. 잠시 학여울에서 하는 코믹에 갈 때 전철에 가득하던 초딩들이 떠올랐습니다.
 문제의 잠실역이 가까워왔습니다. 앉아 있던 사람들이 모두 일어서고, 전철 안의 사람들이 한쪽 문으로 붙기 시작합니다. 내렸습니다. 쭉 늘어선 전철 문에서부터 초딩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우르르 달려나갑니다. 저도 내려서 가고 있는데 사람들이 모두 달리네요? 달리더라고요. 개찰구에 사람들이 잔뜩 몰립니다. …… 나갈 수가 없습니다. 커억. 도무지 나아가지 않길래 어떤 사람들은 카드를 찍지 않고 그냥 넘어가기도 하고, 어린 아이들은 봉 아래로 기어나가기도 하더군요. 그렇게 저는 그리운(?) 롯데월드 지하 입구로 향했습니다.
 중간 중간에 검은 플라스틱으로 된 임시벽들이 있더군요. 분수대 앞에서 앞으로 나갈 수 없을 것 같아 K군에게 어디냐고 전화를 했더니 그냥 가지 말고 롯데호텔 앞에서 만나잡니다. 후드티에 멜빵바지 입은 내 놀이공원 복장 어쩔건데 푸하하하. (농담) 그래서 롯데호텔을 찾으러 지상으로 올라갔는데 C군이 먹을 거 사오래요……. 지상의 긴 줄 옆에 서서 전화를 하니 만난 셋이 뒤에서 절 발견했더라고요. 풋. K군도 그렇고 같이 있었던 둘도 그렇고 입구 바로 앞까지 있었다는데, K군은 그 곳에서 사고가 나는 바람에 분산되었다고 하더군요. 근데 웃긴 게, 입구는 안 열어주고 아무도 안 들여보내주었는데 입구 사이로 보이는 롯데월드 실내에는 '몇몇' 사람들이 유유히 놀고 있다고 했어요. 진짜 그 꿈의 나라 롯데월드의 분홍빛 성문을 사이에 두고, 밖은 아수라장, 안은 정말 딴나라처럼 평화롭게 놀고 있었다고요.

 그래서 롯데백화점 앞에서 네 명이 담소를 나누며 계획을 짰습니다. 그러고 있는데 친구한테 목요일에 롯데월드 가자고 문자가 왔어요. 커억. '지금 롯데월드야.'라고 말해주었습니다. 하하하. 벽이 무너지고 유리가 깨지고 깔릴 뻔했다는 생생한 경험담을 들으며 벤치로 옮겨 앉아 주인공을 기다렸지요. 9시 넘어서였나. 앞쪽으로 가 보면 줄이 없이 뭉쳐 있다고 하지만 뒤쪽에는 나름대로 질서있게 늘어선 줄이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이 갑자기 우르르~ 달려나가는 겁니다. 우와, 애들 엄청 빠르더군요. 정말 거짓말 안 하고 초딩 마라톤 같았습니다. 가락시장에 사는 친척 오빠를 만났다가 오빠가 잠실까지 데려다 준 날이 있었는데, 그 때 거기서 마라톤을 하고 있었거든요. 진짜 추운 날이었는데 다리 다 내놓고……. 원래 거기서 마라톤을 자주 한다고 하더군요. 계절마다 한대요. 아무튼 그 때의 기억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계속 달려오는데 어디서부터 달려오는건지 정말 몰라요. 끝도 없이 달려와요. 반사적으로 벤치에 그대로 앉아버렸습니다. 대체 말입니다, 이런 날에 어린 아이들 데리고 롯데월드 온 부모는 뭔지. 세상에, 유모차를 밀며 달리는 부모도 봤다니까요?
 그렇게 달려오다가 갑자기 멈췄습니다. 줄이 형성되려 하다가 다시 달려요. 벤치에 앉아 있는데도 세게 부딪힐 뻔했습니다. 굉장했어요. 벤치를 향해 빗나가게 달려오는 아이들. 우으으으. 달리는 건 그 정도로 끝난 것 같네요. 그리고 元銘양이 도착했습니다.

 '이거 여기 잠실 주위 아파트에 사는 사람만 해도 3만 5천 명 넘겠네~', '이런 날 서울랜드를 가는 사람이 현명한거야~'등의 이야기를 나누며 그대로 '배고파, 배고파.'를 외치며 롯데리아라도 들어가려고 했습니다. 그 주위가 롯데 시장인지 롯데월드를 포함하여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호텔, 그리고 수많은 롯데리아가 있었는데 조금 한산한 교보문고 옆 롯데리아로 갔어요. 아직 개장 전이라 교보문고에서 책도 보고 문구류도 구경하다가 10시 넘어서 롯데리아로 들어갔습니다. 앉아 있는데 엄마에게 지금 혹시 롯데월드 가 있냐고 문자가 왔어요. 아침에 약속 있다고 말하고 나갔거든요. 그래서 롯데월드이긴 한데 너무 많아서 그냥 포기하고 밥먹고 있다고 하니까 뉴스에서 사고났다고 19명 다쳤다네요. 헉헉. H군이 교보문고에서 책 보고 있다길래 '배고프니까 빨리 와!!!!!'를 외치고, 모두(?) 모이자 생일을 맞은 元銘양으로부터 햄버거의 축복이 내려졌지요. 아힝. 엉엉 맛있었어요, 파프리카 베이컨 비프. 근데 아주 얇고 조그마한 베이컨이 한 조각……. 장난합니까?! 파프리카 맛은 많이 나더군요. 그리고 불고기맛. 베이컨은……?

 그리고 다시 롯데월드 아래의 볼링장을 찾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롯데월드 쪽으로 들어왔는데 경찰(?)이 확성기를 들고 '오늘 인원은 이미 채워졌으니 내일 다시 와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알립니다. 어허허. 볼링장 옆의 아이스링크에는 롯데월드에 못 들어간 아이들이 대신 놀고 있는 것 같았어요. 거기도 사람 많더군요. 올려다보면 바로 롯데월드. 거긴 사람이 말할 것도 없고……. 볼링장으로 가서 볼링을 두 게임 정도 했습니다. 완전 연속해서 스트라이크를  달성한 모군의 발견이 의미깊었습니다. 저는 점수가 178이 되면 환호하고…….
 볼링을 친 후 점심을 먹으러 신천 쪽으로 걸었습니다. 1년 전의 추억(?)이 새록새록 밀려왔어요. 평소 크라운베이커리의 케익에 감명을 받았던 저희는 크라운 베이커리를 찾았으나 114에 전화해 그 주변에는 없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스쳐 걸어온 파리바게트로 다시 가서 단호박케익을 사고 잠시 토론 후, 우연하게 그 곳에 있던 아웃백에 들어갔습니다. 가격의 아웃백이지만 뭐 호호호 생일인 사람이 호호호? 인원이 많아서 거기서도 15분→30분→1시간으로 미뤄지고 그 쪽에서도 죄송했는지 생일쿠폰 없는데도 아이스크림 케익을 준비해 주고 노래도 불러 주고 사진도 찍어 주었어요. 다행히 앉을 시간이 되자 한 명이 더 함류하여 즐겁게 식사를 했습니다. 고구마 아이스크림 케익이었는데 맛있었지요. (사온 단호박케익은 元銘양이 가져갔네요.) 전 카드(편지?)와 생일 선물을 주었어요. 헤헤헤.
 노래방 갔다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일찍 끝냈습니다. 그래도 꽤 오랫동안 함께 있었어요.



 그래서,

 집에 오는 길에 라디오에서 '롯데월드 사고나서 내일로 이어지는 이벤트 취소'라네요. 풋. 이게 무슨 일이랍니까, 사고 무마하려고 이벤트 했다가 사고 더 나고. 9시 뉴스 봤어요. 혹시 저 나오나. 하긴 나오진 않았겠군요. 구석에 있었는데. 뉴스 보니까 사람들 끔찍하게 많더라고요. 롯데월드 안 풍경을 보여주는데 사람들이 꽉꽉. 거길 어떻게 지나가……. 대기시간은 기본 3시간에 뭐, 들어가도 별로였겠군요. 부산에서 KTX 타고 오신 분은 어억…….



 그나저나,

 롯데월드 얘기만 했지만(이 글의 주제는 원래 롯데월드야.)

 元銘양 생일 축하해♡

 그리고 왠지 끄트머리에 묻어서 써서 죄송하지만(이 글은 미괄식이야.)

 오늘, 마츠모토 타카히로 님 생신 축하드려요♡

by 미르시내 | 2006/03/27 23:49 | 일상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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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존슨 at 2006/03/28 00:07
6만명이면 도쿄돔도 뛰어넘는 수준!! 혹시 롯데월드가 관객동원이 얼마까지 가능한지 스트레스 테스트 한게 아닐까요?
Commented by 미르시내 at 2006/03/28 00:36
/존슨님/
도쿄돔 도쿄돔~!!!!! >_< 그대로 못 들어간 사람들 데려다가 도쿄돔으로!!!
정말 그게 너무 웃겨요. -_-;
사고한 거 무마하려다가(안전성을 입증하려다?) 되려 사고 더 난 게.
그리고 이벤트 취소...(먼산) 롯데월드 진짜 바보인가봐요. 왜 그러냐...
커억커억 그러게 말예요, 사람들을 이용해? -_-;
인기도 테스트도 하고 뭐 하하하하. 뭐 전국(...)에서 몰려들었는데요.
Commented by 시온 at 2006/03/28 15:11
뉴스를 보는데 초등학생이 울먹울먹 거리며 깔려죽는줄 알았어요란 말을 하는데 정말 미안하게 그걸 보자마자 ....피식 웃어 버리고 말았답니다;;;;;;전 그 이벤트를 당일 뉴스를 보면서 알았는데 정말 심하더군요-_-;늦었지만 마츠모토상 생일 축!/
Commented by 비오네 at 2006/03/28 19:41
입장은 못하셨지만 굉장한 구경을 하셨군요.
그 엄청난 인원이 필사적으로 달리는 모습은 정말 장관이었을듯합니다. ;;
무료이벤트를 계획한건 바보라해야할지 똑똑하다고 해야할지...
악평이든뭐든 화제도 집중되고, 각종 놀이기구 및 수용인원 테스트도 하고...
Commented by 미르시내 at 2006/03/30 00:35
/시온님/
네 저도 거기 있을 땐 잘 몰랐는데(...?)
뉴스 보고 기사 사진 보니까 좀 심하더군요. -_-;
밖도 그렇고 롯데월드 안 찍은 거 보니까 진짜 나아갈 틈도 없게 생겨서...-_-;
저런 가여운 초등학생... 어린 나이에 무서웠을거에요............
히힛 감사합니다~ 마츠모토씨 생일 축!

/비오네님/
가관이었어요 덜덜덜.
네 진짜 계속계속계속 마구마구마구 달려왔어요...;;;;;
오호~ 롯데월드의 본심은 그런 건가요; 과연... 제가 생각이 짧았어요.
정말로 그랬을 수도 있겠군요. -_-;
Commented by 元銘 at 2006/04/01 23:42
잘하셨어용. 제가 하고 싶은 말을 글로 편하게 써주는 센스!
그 편지는 지금 손 앞에 있답니다:3
Commented by 미르시내 at 2006/04/02 12:18
/元銘/
네가 하고 싶은 말은 생일 축하한다는 말? (잉?)
어머 얼마나 두고두고 읽길래 지금 손 앞에 있는거야! 꺄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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