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01월 09일
새해 일주일이 지나고, 다시 월요일.
1.

 어젯밤,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계속 뒤척이다가 갑자기, 그저께 술집에서 틀어주었던 영화 '킹콩'과, 그 원작에 대한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무척 보고 싶어져서, 대신 집에 있는 정글(?) 모험(?) 관련 책을 찾아보다가, '로빈슨 크루소'를 꺼내 읽었습니다. 내용이야 유명하지만, 무인도에 표류된 청년이 그곳에서 28년간 생활하다 결국 구출된다는 내용입니다. 인터넷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문답 등을 보면, '무인도에 꼭 가져갈 것 한 가지를 고른다면?'이란 질문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면 무인도에 가고 싶다는 생각 같은 것은 깨끗하게 사라져 버립니다. 그래도 인간이 극한 상황에서 어떤 방식으로 생활을 유지해 나갈 수 있는지, 매우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읽으면서 '와아!'하고 감탄해 버립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두려운 것은, 이곳 어딘가에 무엇이 있을 지 모른다는 것과, 혼자 있다는 외로움이겠지요. 그래서 한 야만인을 식인종으로부터 구출해, 프라이데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고 함께 지냈던 마지막 3년간이, 로빈슨 크루소에게는 가장 행복한 나날들이었을지 모르겠지요.
 그래서 으음…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 읽은 지가 오래 되다 보니, 역시 읽을 때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요. 음, 만화책도 안 본 지 오래 됐고, 애니도 안 보고 있고……. 아니, 대체 뭘 하고 살고 있는 걸까요?



2.

 그런 이유로, 독서를 포함한 새해 계획 일부를 실천에 옮겼습니다. 아니, 옮기는 중입니다?!
 T.G.I. FRiDAYS에서 12월 레인보우데이(그리고 누군가의 생일)에 받았던 달력입니다. 생각보다 음식 사진이 가득…하지는 않고요. (사실 가득하기를 원했는데.) 저 빨간 글자로 되어 있는 것은 어느 점포 몇주년 그런 겁니다. 하하하.
 다이어리입니다. 중학교 때 학교 앞에 늘어서 있던 문구점 중 한 곳에서, 일정 금액 이상을 사면 서비스로 주던 물건들 중 하나입니다. 새 것이 예쁘고 아까워서 몇 년 지난 후에 '어, 필요하다.'하면서 쓰곤 합니다. (좋지 않은 습관이지요.) 원래 다이어리를 특별히 정해서 쓰고 있지 않아서 방치해 두었던 것이기도 하고요. 회색 표지에 화려하지 않아서 중학교 땐 '아줌마가 안 팔리는 거 주셨나 보다.'라고 생각했는데, 뭐, 이렇게 보니 깔끔해서 좋습니다. 괜찮네요. 이제 정신 좀 차리고 살아야겠습니다.
 그리고 B'z의 LIVE-GYM을 위한 돈을 다시 모으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지난 6개월 동안 뭐했대요. 한 달에 무려 10만원씩은 저금해야 할 것 같은데 그러면 밥을 1000원~1500원 사이로 먹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해 버립니다. 그래도 개강하면 학생식당이 여니까, 조금은 낫겠지요.



3.

 오늘은 친구를 만났습니다. (나름대로 인천의 번화가라 할 수 있는)부평에서 만나서 밥을 먹고 아이쇼핑을 한 후 (인천의 옛 번화가이며 노래방 값이 싸고 시간을 많이 주는)동인천으로 옮겨 노래방을 가기로 했습니다. 부평역사 내 롯데마트 사물함에 책을 넣어 둘 생각으로 도합 1050페이지에 달하는 토익 책 두 권도 모자라 역시 도합 550페이지에 달하는 로빈슨 크루소 책 두 권도 가져오고 말았습니다. 부평역에 도착해 사물함을 보니 열쇠가 꽂혀 있는 사물함이 하나밖에 없더군요. 저 같은 사람이 많은가 봅니다.
 무사히 책을 넣고 친구를 기다리는데 다른 친구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수능 며칠 전, 스트레스로 괴로워하는 저에게 중국 유학 간다며 자랑한 아이입니다, 아흥. 같은 학교 다니는 언니가, 작년 12월 25일에 중국 어학 연수 간다고 해서 이 친구(역시 같은 학교입니다.)도 그 때 가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연락해 보았더니 연락이 되지 않아 걱정했었지요. 2월 15일에 간다고 합니다. 아무튼 그래서, 과외하던 아이를 자신이 중국에 있는 6개월 동안 저더러 부탁한답니다. 오오오오오! 그렇지 않아도 LIVE-GYM 비용 때문에 머리 아파서 학교 앞 배스킨라빈스 아르바이트라도 할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말 행운입니다! 그런데……. 영어 제일 못하는데. 차라리 수학이 낫지. 영어… 아아아아아. 아무튼 승낙했습니다. 그나저나 다른 애들은 3학년 되어서 유학 가고, 이미 취직한 아이도 있고, 취직 준비하는 아이들도 있는데 그 동안 전 뭘 한 걸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4수할까.) 제발 전공 선택이나 붙었으면 좋겠습니다.

 기다리던 친구를 만나 점심을 먹고 아이쇼핑을 했습니다. 부평 문화의 거리에 보니 GGPX 매장이 있더군요. 저번에 신촌에서 친구를 기다리면서 현대백화점을 둘러보다가 엄청 마음에 드는 체크무늬 망토를 발견했었습니다. 기뻐하는 저를 15만 8천원이라는 가격에 좌절시켰던 바로 그 브랜드가 GGPX입니다. (브랜드야 다 비싸지만요.)
 아니 절대로, 이런 분위기들은 아닙니다.
 아니에요. 아니라니깐요?
 생소한 브랜드 네임에 갸우뚱하며 이름을 적어왔었는데, 검색해 보니 '연승어패럴의 글래머 스포트웨어' 브랜드랍니다. 알고 보니 광고 모델도 이효리입니다. 스포츠웨어…였군요?! 홈페이지에 이효리가 엄청 크게 등장해서, 좀 부담스럽습니다.
 왜 체크무늬 망토가 눈길을 끌었느냐 하면 지난 겨울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기말고사가 끝나고 친구들과 놀다가 버스를 타고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앞자리의 한 여성분이 입은 코트가 엄청엄청 예뻤어요. (혼자)겨울의 로망, 빨강과 흰색이 어우러진 바탕에 검정과 흰색과 노랑으로 한 땀 한 땀 바느질한 체크무늬 코트였습니다! 카메라도 없고, 그냥 자세히 보기만 했습니다. '안돼! 정말 예뻐! 구입처를 알아내야겠어!'라고 생각하며 목도리를 두르고(무슨 목도리 도마뱀도 아니고) 물어보려는 찰나 내리시더군요. 아흑. 그렇게 12월 거리 속으로 사라져 간 그 코트의 흔적을 쫓으며, 그 후로 전 체크무늬에 열광했습니다. 더불어 털 달린 것에도 열광했습니다. 망토에도 여전히 열광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매장에 들어가서 입어 보았습니다. 흰색 바탕에 검정과 빨강 줄이 그어져 있는 밝은 느낌의 망토입니다. 친구는 명탐정 코난 같다고 하더군요.
 ……이거?!
 프리 사이즈라는데 저에게는 좀 헐렁했지만, 그래도 예뻤어요. 30%세일이라는데. 으으으.
 지하상가에서도 빨강+흰색의 체크무늬 코트를 발견했는데 그냥 입어 보기만 했습니다.



4.

 동인천으로 이동하는 길, 역시나 돈을 아끼기 위해, 마을버스를 탄 뒤 좌석버스로 갈아타기로 했습니다. 현재 저는 청소년 카드로 일반버스 800원의 요금을 550원에 내고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350원짜리 마을버스를 타고 일반버스로 갈아타려고 하고 있습니다. 환승 무료거든요. 10000원 충전을 기준으로, 10000÷(800×2)=6.25, 10000÷(550×2)=9.09, 10000÷(350×2)=14.28일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요. 다만 일찍 일어나야 하겠군요.
 그냥 한 정거장만 가서 내릴 심산으로 아무 마을버스를 탔는데 이상한 곳에 가서 내리더군요. 결국 한 정거장 걸어왔습니다. 다시 좌석버스를 기다려서 탔습니다. 나란히 앉아 마음을 가라앉히고 친구가 로션을 바릅니다. 근데 그 로션 샘플, 롯데마트에서 준 거라고요. 퍼뜩 생각났습니다. 롯데마트 사물함에 둔 1600페이지의 책들, 안 가져왔습니다………………. 다시 내려서 롯데마트까지 가서 무사히 책을 가져와서 가방에 넣었습니다. 사랑스런 얼룩말 무늬 가방이 함부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친구는 제 가방에 맞아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집 나온 아이 같답니다. 완전 가방이 돌덩입니다.
 다시 좌석버스를 탔습니다. 그런데 비슷한 번호의 다른 좌석버스와 헷갈렸습니다. 동인천 안 갑니다. 또 이것도 재빨리 눈치채서 얼른 내려서 동인천 간다는 낯선 일반버스로 갈아탔습니다. 그런데 이 버스, 익숙하지 않은 길로 가더니 30분 만에 동인천에 도착해 버렸습니다. 좌석버스 타면 1시간 걸립니다. 앞으로 부평에서 동인천으로 갈 때는 애용해야겠습니다.



5.

 임파선 부은 주제에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학생인 척 하고 싸게싸게 냈습니다. 근데 확실히 목소리가 안 나오더라고요. 감기도 그렇지만, 평소에는 아무 이상 없는 것 같아도 노래를 부르면 확실히 목 상태가 안 좋은 걸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즐겁게 부르고 나서, B'z의 ONE으로 감미로운 마무리를 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구절인 陽がまた昇ってゆく(태양이 다시 떠오르고 있어)를 부르는 순간, 배경 화면에 태양이 떠오르는 겁니다!!!!!!!!!! 아주 감격해서 방방 뛰면서 꺄악꺅거리며 좋아했습니다. 아아아~ 그나저나 Calling은 언제나 기계적으로 춤추는 3D 인형이 배경화면이군요. 3시간 주는 노래방을 버리고 새로운 노래방을 개척해 봤는데, 2시간 20분 가량 부른 것 같아요. 다시 새로운 노래방을 개척해야겠습니다. 학교 앞에 무한대가 있던데.
 약을 바꾼 후 임파선이 많이 가라앉은 것 같아서 무리(?)했는데, 오늘 병원을 가 보니 괜찮아졌다고 약 먹고 별 이상 없으면 안 와도 된답니다. 만세!!!!!!!!!! (주사도 안 맞았어요!!!)



6.

 동인천 지하상가에서 머리띠를 샀습니다. 망토에 붙일 브로치도 살까 했지만, 비싸더라고요. (머리띠도 마찬가지지만.)
 가장 먼저 눈에 띈 머리띠는 이 얼룩말 무늬 가방과 똑같은 무늬를 가지고 있는 머리띠였습니다!!! 정말 똑같았어요, 친구도 인정했습니다. 저 천을 잘라다 머리띠를 만든 것처럼. 차마 그 머리띠를 하고 다닐 수는 없을 것 같아 사지는 않았는데, 집에 와서 생각해 보니 다시 가서 구입해야겠네요. 흔한 디자인이 아니라고요! 하고 다니지는 않아도 사야겠어요. 에헤헷.

 맨 위의 머리띠는 저번에 구입한 것이고, 아래 두 개가 이번에 구입한 것입니다. 아주 어릴 때부터 머리띠는 하지 않았는데, 머리를 풀게 되니 머리띠에도 관심이 가는 것 같아요.
 (무섭다…….)
 맨 아래 머리띠가 이 화려한 목도리(이미 이름이 굳어졌다.)에 어울리는 것 같아 좋아요.
 저런 식의 체크 비슷한 무늬에 요새 열광하고 있기도 하고요. 가운데 머리띠는 가운데가 볼록한 모양인데, 무난하게 예쁜 것 같습니다. 사실 두 개 중에 어느 걸 살까 고민했는데, 그냥 두 개 다 사 버렸습니다. 너무 오래 보고 있어서 옆에 있던 매장 언니가 보다 못해 사실 거냐고 바구니를 주시더군요.



7.

 뭔가 바쁜 하루였군요. 또 뭐 쓸 게 있었던 것 같은데……. 새해 계획 세운 대로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by 미르시내 | 2006/01/09 23:19 | 일상 | 트랙백 | 덧글(9)
트랙백 주소 : http://mirsinae.egloos.com/tb/2101079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존  at 2006/01/09 23:27
어서 저 얼룩말 맬빵바지도..구입을하고 입고나와주세요 //ㅅ//
Commented by 미르시내 at 2006/01/10 11:15
/존님/
저거 어디서 사요? //ㅅ// (...)
Commented by 텐(天) at 2006/01/10 11:28
꺄악꺄악!! GGPX의 빨간 재킷 정말 취향이에요!! 꺄아꺄아 갖고 싶어요 악악악!!!
제일 마지막 사진 예쁘신데요~ 겨울에는 머리띠에서부터 스웨터까지 모두 보슬보슬, 거기에 저런 목도리까지 해주면 정말 예쁘죠~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스타일이에요. 저런 두꺼운 머리띠에 긴 머리에 두껍고 약간 헐렁한 느낌의 스웨터에 미니스커트에 부츠~ +_+ (아, 취향 나옵니다.;) 안타깝게도 전 머리띠나 모자가 죽어라 안 어울려서 슬퍼요. ㅠ_ㅠ 아, 말 나온 김에 스웨터에 미니스커트는 정말 땡기네요. 동대문에 한 번 떠야 하나..;
Commented by 텐(天) at 2006/01/10 11:29
그나저나.. 마쨩 특유의 포즈 한 모습을 캡쳐한 사진이요..
아따, 마쨩 옆의 총각(-_-;;은 아니지만;;) 몸 참 실하네요. (...)
Commented by 시온 at 2006/01/10 21:04
즐거운 나들이셨겠군요^^;저도 뭐나 잔뜩 쇼핑을 하고 싶은데 우선 알바비나 나와봐야 그럴것 같습니다만...제 눈에 옷도 옷이지만; 첫사진 이샤 인건가요!?두번째 금발은 마르스 같고. 음.
전 제가 지금 입는 코트는 하얀색과 검은색이 마블링된듯한-그런 무늬의 더블코트에요.어떻게 보니 색이 얼룰말 비슷할지도 모르겠군요^^;사실 마음에 든것은 따르있었는데 어머니가 겨울용옷을 골라야 한다길레 이걸골랐지요.제가 마음에 들었던것은 한겨울에 입기는 좀 추운 옷이었거든요.멋도 좋지만서도 그래도 추운겨울날따뜻하게 입는게 좋아서리;예쁜옷,예쁜악세사리도 좋지만 전 신발하고 가방만 보이면 고개가 휙돌아가서 언제나 지름신이 강림(...)
Commented by 미르시내 at 2006/01/11 15:40
/텐님/
아, 저 호피무늬 달린 거요? +_+ 지르십시오!!!!!
그렇죠! 보슬보슬~ 보송보송~ 얼키고 설키게 짠 게 좋아요~ 성긴 듯 짠 것?
그런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느낌이 좋아서 겨울을 좋아하기도 하고요~
저도 그런 '저런 두꺼운 머리띠에 긴 머리에
두껍고 약간 헐렁한!!!!! 느낌의 스웨터에 미니스커트에 부츠~'가 좋아요!
그런 옷들은 언제 봐도 갖고 싶은 게...(부츠는 아직도-┏)
에, 근데 머리띠나 모자 같은 거 어울리실 것 같은데요?
여성스러움을 배가시켜주는 머리띠...!
그나저나 어머, 드디어 이나바상께 관심을 보이시는군요!!!!!
저 미소도 좋아요~ 몸도 좋아요~(...)
Commented by 미르시내 at 2006/01/11 15:41
/시온님/
네, 즐거웠어요~ 근데 몸이 쑤셔요. -_-; 오늘은 어깨 아픈 게 정말 심하네요;
수업 시간에 계속 풀어주고 있었어요. ㅠ_ㅠ 저도 파스 붙여볼까봐요. 흐흑.
근데 산 건 별로 없어서... '아이'쇼핑이었죠. 크흐흣.
아~ 이샤랑 마르스 맞고요, 보이진 않지만 마르스 옆엔 비너스요!
책상 유리 밑에 노말시티 포스터 깔아 놓은 거에요~
입고 계시다던 그 코트도 예쁠 것 같아요! 꺄아아악!!! (얼룩말^^;)
요샌 단색 말고 그런 여러 가지 색이 조화된 게 정말 예뻐 보이더라고요!!!
제가 갖고 싶었던 망토도 한겨울에 입긴 추워 보였어요.
감도 그렇게 두껍지 않았고; 망토가 상반신을 전부 덮는 게 아니기도 하지만요.
신발과 가방!!! 이군요!
저도 흰색에 가까운 색에 술이 달리고 주름진 스웨이드 부츠랑
여성스러운-_-; 가방을 매우매우매우 사고 싶었는데 엉엉 어쩌다가...ㅠ_ㅠ
언제나 이렇게 사고 싶다~만 말하고 엉엉엉...
Commented by 元銘 at 2006/01/13 04:19
무려 나들이군요!
Commented by 미르시내 at 2006/01/13 22:34
/元銘/
너와 함께 한 나들이도 즐거웠어~ 크크큭.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