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2월 31일
임파선
 며칠 전, 일어나 보니 갑자기 귀 아래 목 부분에 혹이 생겨 있었다. 겉에서는 잘 보이지 않고, 만지면 뭔가 딱딱하다는 걸 알 수 있는데, 만지면 아프지 가만히 있으면 아무 느낌도 안 난다. 놀라서 부모님께 말했더니 임파선이 부은 거라고 하신다. 돌 지나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 임파선이 부어서 입원한 적이 있지만 그 이후로 20년간 정말 아무런 이상 없었는데……. 아니, 사실 여태까지 난, 아기 때 입원했던 게 임파선 때문인지도 모르고 있었다. (들었지만 잊어버렸겠지만?) 집에 이마에 주사바늘 꽂고 생긋 웃으며(?!) 찍은 사진이 있긴 하다. 피곤하면 임파선이 붓는다고 하는데, 에에, 아기가 힘들었나 보다.
 그 날 바로 병원을 가야 했지만 그냥 지냈는데,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몸 상태가 안 좋아지는 것이다. 어깨며 다리며 허리며 온몸이 쑤시고, 뜨겁고, 숨도 뜨거웠다. 감기…만 해도 코감기가 걸리는 경우가 많고 몸살감기는 좀처럼 걸리지 않는 나인데, 최근 들어서 몸살을 앓는 경우가 느는 것 같다. 정말 안 겪어 봤을 땐 몰랐는데, 꽤 힘들다. 사람이 정신을 놓게 된다. 임파선이 부어서 몸에 열이 오르는 건지, 몸이 아파서 임파선이 부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덕분에 저녁에 친구와 만나서 저녁을 먹을 땐 음식도 잘 들어가지 않았다. 상대방이 밥맛 떨어질 만한 모습이었을거다, 아마.
 다음날은 토익 수업이 없는 금요일이어서 오랫동안 자고, 오후에야 일어나 병원에 다녀왔다. 한숨 자니 몸살 기운은 거의 없어진 것 같았지만 혹은 가라앉은 것 같기도 하고, 그냥 그대로인 것 같기도 하고.
 여러 가지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하다가 혈액 검사와 소변 검사를 하고 병원을 나왔다. 빈혈이나 백혈구가 급속하게 는 것일 수도 있고, 간에 이상이 있을 수도 있다고. 병원 안 가도 되는 거 아닌가 할 정도로 별 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두려움이 밀려왔다. 갑자기 임파선 부은 쪽이 욱신거린다. 약국에서 약을 받아들고 나오는 길에 손에 든 비타민 음료 병이 차가웠다. 병에 잘 안 걸리는 체질이라며 스스로를 위로했지만……. 집에 와서 찾아보니 임파선 결핵, 임파선염, 임파선암… 별 게 다 있다. 아. 겁먹었다.
 혈액 검사와 소변 검사에 대한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오늘 다시 병원을 찾았다. 다행스럽게도, 혈액 검사 결과 빈혈, 백혈구 증가, 간 이상은 아니라고 하시고, 소변 검사 결과로 당…이 조…금 있다…고 하시는데……. 요새 딸기우유 사탕을 너무 과하게 먹었나. 음. 아무튼 다행이다. 2005년 마무리, 2006년의 시작을 우울하게 할 뻔 했다. 그나저나 나, 요새 임파선 부을 정도로 힘들진 않았는데. 20년 만에 찾아온 임파선염(?). 놀랐다.
by 미르시내 | 2005/12/31 19:40 | 일상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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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존슨 at 2005/12/31 19:43
히이익...한해를 마감하는 이 때에..음..새해에 걸리지 않아 다행일까요 (틀려)
쾌차하시길!
Commented by 미르시내 at 2005/12/31 20:57
/존슨님/
그러게요~ 액땜하는 것도 아니고^^; 근데 진짜 새해에 걸리지 않아 다행일지도 몰라요. OTL
그래도 상태는 꽤 괜찮아진 것 같아요~ 부은 덴 가라앉지 않고 있지만...-_-;
그 전날 술을 마셔서 이렇게 된 걸지도...(별로 마시지 않았는데;)
이제 나을 때까지 술 마시면 안될 것 같아요. 으헝. ㅠ_ㅠ
Commented by 밀리타 at 2005/12/31 23:10
빨리 나으시길 바래요;ㅁ;
왠지 새해 인사 하기도 뻘쭘한 타이밍입니다만;;

어쨌든 새해 인사 드립니다^^
2005년 한 해동안 여러가지로 감사했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행복한 2006년 되세요>_<
Commented by 텐(天) at 2006/01/01 01:19
쾌차하시길.. 뭐든지 병은 키우면 안 좋은 것 같아요. ;ㅇ;
미르시내님처럼 마르신 분들이 오히려 당뇨가 오는 경우도 있는 듯 합니다. 혹시 가족력이 있으시면 식사 대용으로 단 것을 드시는 건 삼가하셔야 할지도요.. 우리 집은 가족력이 있는데 제 식습관이 딱 그래서 아버지께 자주 혼나요. 엉엉 ㅠ_ㅠ

어쨌든 열 내리고 부은 곳이 가라앉을 때까지는 안정하시고 푹 쉬세요~ 다 나으면 제가 맛있는 거 사드릴게요. ^^ 꼭 빨리 나으셔야 해요~
Commented by 시온 at 2006/01/01 11:42
새해-건강하시길.
다른것도 좋지만 정말 건강만큼 중요한것 없다라는 생각이 드는 2005년도였지요;
2006년은 모두 다 그럴수 없는거지만, 조금 이나마 누구에게든 행복가득하고
건강하셨으면 좋겠어요.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Commented by 미르시내 at 2006/01/01 21:33
/밀리타님/
감사합니다. ^^ 어서 나아야죠~
저도 한 해동안 감사했고 즐거웠습니다~
밀리타님도 행복한 2006년 되세요! 어느 때보다 충실하고 후회없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하시는 일 모두 잘 되길...!

/텐님/
역시... 키우면 안 좋겠죠?; (그런데도 병원 잘 안 가는 인간;)
에엑- 당뇨가 그렇군요; 가족력은 없지만... 조심해야겠어요.
나중에 다시 소변 검사 해본다고 그랬는데 하기 싫어요. (...)
열은 내렸지만... 임파선...;
근데 얘가... 안 가라앉네요? (...) 음 하긴 단박에 가라앉는 건 무리려나;
어서 나아야죠~ 12월에도 영상회 말곤 뵙지 못했군요. ^^; (그나마 영상회는... 먼산)

/시온님/
네, 역시 건강이 최고인 것 같아요. 시온님도 2006년도엔 건강하세요!
정말 완벽히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겠지만 좀더 행복하고 즐거운 한 해가 되었으면 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헤헤- 2006년도에 다는 답글인 거군요~>_<
Commented by 元銘 at 2006/01/02 01:17
아는 분이 임파선 암으로 13년 전에 돌아가셨어요. 잇힝♡
Commented by 미르시내 at 2006/01/02 19:47
/元銘/
에에, 그랬어?; 13년 전이구나...
이거 회복이 느린 것 같아; 정말 찾아보다가 무서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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