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2월 27일
2005년의 메리 크리스마스
 2005년 12월 22일 목요일.
 유니버설 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을 보았다. 공연은 화려한 크리스마스 파티로 시작해서 고요한 새벽을 맞으며 끝났다. 눈이 빛처럼 내리던 광경과 무용수들이 꽃처럼 피던 꽃의 왈츠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역시 크리스마스 분위기. 특히 공연이 끝나고 불러주었던 캐롤 덕분에 나오는 길은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활기찼다. 공연 보러 온 어른들, 아이들……. 모두 행복한 크리스마스 되었길. 크리스마스 전에 감상문을 썼어야 되었는데….



 2005년 12월 23일 금요일. 
 저녁 때 B'z 영상회에 참가했다. 강남역에서 일하는 친구는 크리스마스라 무려 5시에 끝났다고 한다. 나는 너무 많이 늦어버려서 2부밖에 참가하지 못했지만, CIRCLE OF ROCK 도촬 영상은 온전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 멋지다. 꺄흑. 올해도 좋은 추억. (여담이지만 12월 23일 뮤직스테이션 슈퍼라이브에서의 '언젠가의 메리 크리스마스'와 'OCEAN'도 정말 최고였다!) 내년엔 꼭 가야 할텐데. 그나저나 정말 이번 투어 DVD 안 나오려나 보다.



 2005년 12월 24일 토요일, 크리스마스 이브.
 아무도 안 보내서 보내기만 하면 실리는 주보 글. 근데 편집당했다. 으흑. …'바램'이 아니라 '바람'이다. (딴소리) 몇 년 전인가……. 저 때는 성가대 활동도 했었는데.
 성탄 전야 미사를 드렸다. 밖에 나갔다가 저녁 8시쯤에 성당에 가 보았더니 사람들이 조금 있길래, 9시 미사인 줄 알고 케익 사들고 집에 갔다가 다시 8시 40분쯤 성당에 도착했다. 노란색이 도는 따뜻한 빛으로 장식된 나무들……. 성탄 영세 받으시는 분들이 앞쪽에 계시고, 다른 신자분들도 몇 분 계시길래 9시 미사 맞구나 했는데 9시가 지나도 사람이 꽉 차지 않는 것이다. 성탄 전야 미사인데 이럴 리는 없는데…라고 생각했는데 10시 미사였다. 신부님과 수사님들이 미사 준비하시느라 바쁘셔서, 제대 오른쪽의 크리스마스 트리와 마굿간 장식은 자세히 보지 못했다. 성가대는 음을 맞추어 보며 연습을 하고 있고, 오르간을 조율하고, 나는 노래를 따라부르며 작은 북적거림을 즐겼다. 사람들이 서서히 오기 시작하면서, 금세 2층까지 꽉 찼다. 10시가 되고 입당 성가로 '고요한 밤'을 부르며 미사가 시작했다. 아아― 이 얼마나 이 밤에 어울리는 노래란 말인가! 구유 경배를 드리고, 40명의 영세자 분들은 영세를 받으시고……. 내가 성체를 모시고 빙 돌아 다시 자리로 돌아오는 길― 정면에 보이는 시계가 정확히 12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아아― 이제 성탄절인 것이다.



 2005년 12월 25일 일요일, 크리스마스.
 10시부터 12시 20분, 2시간 20분 가량의 미사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했다. 빨간 식탁보에 촛불, 사철 잎과 열매 장식, 크리스마스 케익, 로스트 치킨, 화이트 와인, 과일. 우훗, 멋진 분위기!
 파리바게트에서 산 케익. 이름이 '화이트 크리스마스'다. 이번엔 초코 쉬폰 케익을 살까 했는데 양이 적었다. 고급스런 분위기의 티라미스도 있었는데 그건 더 양이 적었다. 다른 곳은 어땠는지 모르지만 인천엔 눈이 안 왔었는데, 얼마 전에 정말 자주 왔었기 때문에 화이트 크리스마스 같은 기분이었다.
 그리고 파리바게트에서 17000원 이상 사면 주는 볼이 발그레한 눈사람 귀마개. 여전히 사용연령은 3세 이상. 위의 케익을 자세히 보면 이 눈사람 녀석이 실제로 존재한다. 귀마개 처음 써 보는데 정말 따뜻하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후로 계속 쓰고 다니고 있다. 벗어서 목에 걸치면 볼에 닿아서 볼도 따뜻하다♡
 로스트 치킨. 성당 간 사이 엄마가 해 놓으셨다. (닭을 사 두었었는데 '밥도 안 먹고 성당에 일찍 왔지만 배고프지 않아. 집에 가면 바베큐가 있을 테니까!'라고 문자를 보냈다.) 거기에 사철 잎과 열매 장식, 리본. 장식은 아마 작년에 산 케익에 꽂혀 있던 게 아닌가 싶다. 뒀다가 이럴 때 써먹는다. 엄마는 쓸데없는 거 버리라고 하시지만. 크히힛. 이러니 정말 분위기 난다. 원래 닭을 통째로 구워서 다리 끝을 은박지로 싼 다음에 빨간 리본을 묶어야 되는데. 꺄악.

 과일. 집에 있던 것. 키위와 감, 배.
 그리고 따로 사진을 찍지는 않았지만 빨간 식탁보와 촛불, 화이트 와인. 식탁보는 사실 식탁보가 아니라 예전에 만들었던 산타 선물 보따리이다. 거기서 털을 떼고 식탁에 깔아 놓은 것. 빨간색이 좋다, 역시. '고요한 밤'을 부르며 촛불은 껐다. 와인은 왜 안 찍었지. 내가 와인을 좋아해서 아버지가 마트 갔다가 싸면 자주 사오시는데 레드 와인은 진작 다 마셔버려서 화이트 와인만 잔뜩 남았다. 화이트 와인은 약간 비리다고 할까, 그래서 레드 와인을 더 좋아하는데 이번에 딴 와인은 정말 맛있었다! 최고다♡
 그렇게 3시 정도까지 파티하다가 잠들어서 낮에 일어났다. 바뀌신 신부님이 성탄 전야 미사 때 백설기 떡을 안 주셔서… 성탄 미사를 안 간 건 절대 아니다. 아니 뭐, 어린이 미사 가서 과자라도 구경…할까 생각했…었다. (전야 미사 갔으면 성탄 미사는 안 가도 되지만, 주일 미사는 참석해야 하는데. 어머, 날라리 신자.) 아침으로는 남은 닭으로 닭도리탕, 점심엔 김치비빔밥, 저녁에 삼겹살 먹었다. 사골국도 끓였다. 아주 닭이랑 돼지랑 소랑 다 먹었다. 그렇지만 으음, 하루는 방 청소로 다 보내고, 그냥… 크리스마스는 지나갔다. 밤에 TV에서 하는 '슈퍼스타 감사용'을 본 거 빼곤 특집 프로그램도 하나도 안 봤다. 그러고 보니 오디오가 고장나서, 올해 겨울엔 Kenny. G의 The Holiday Album을 못 들었다. mp3로 변환해서 듣고 다닐 수도 있겠지만, 역시 그 앨범은 공기에 음악이 흐르는 그 느낌이 좋으니까. 아, 대신 여러 소년 합창단들의 캐롤을 듣고 다녔다. '밀리언즈'의 'Nirvana'와(그런데 이 영화 안 봤다. 앞부분만 조금 봤던 기억이 있다.), '나홀로 집에'에 나오는, 'We Wish You a Merry Christmas' 와 'My Christmas Tree'가 정말 맘에 들어서, 크리스마스에 '나홀로 집에' 좀 보고 싶었는데(아니 이건 또 무슨 나홀로 청승 시츄에이션) 공중파에선 안 하더라. 케이블에선 계속 했다고 하지만. 아아, 나홀로 집에~
 이렇게 크리스마스가 낀 일주일을 준비하면서 바쁘고, 의미있고 행복하게 보냈다고 생각했는데, 24일은 오빠랑 에버랜드 가고 25일은 또 오빠랑 아웃백 갔다는 아이를 보니 참… 허무하다. 힘이 빠진다. 슬프다. 아흑. 크리스마스의 참 의미를 되새기는 크리스마스가 되도록 하자! (…라고 말하고 운다.)



 어찌됐든, Merry Christmas & Happy New Year!
by 미르시내 | 2005/12/27 15:21 | 일상 | 트랙백 | 덧글(8)
트랙백 주소 : http://mirsinae.egloos.com/tb/2060348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존슨 at 2005/12/27 15:41
음...친오빠였다는 반전이 있을수도!! 해피뉴이어!
Commented by 존  at 2005/12/27 15:45
오빠랑 2틀을 보내신분은 가족과함께 참다운 크리스마스를 보냈겠군요
Commented by 텐(天) at 2005/12/27 15:48
와아, 정말 멋진 크리스마스를 보내셨네요.
전 중학교와 고등학교 때 전례부를 했었죠. ^^; 해설은 이런저런 사정으로 못해봤지만 독서는 정말 질리도록 많이 해봤어요. 아하하; 노래를 못해서 성가대를 못 들어가고.. -ㅅ-;
그나저나 크리스마스케이크 정말 예뻐요. 와아~
Commented by 미르시내 at 2005/12/27 16:13
/존슨님/
친오빠가 당연히... 아니에요...ㅠ_ㅠ
뭐 그 아이는 어렸을 때부터 동네에서 같이 살아서 친척 관계까지 알고 있어요. ㅠ_ㅠ
에잇에잇에잇. 완전 닭살이에요. -_-^
해피 뉴 이어~!

/존님/
남동생과 함께는 보냈을까요? ㅠ_ㅠ
'나홀로 집에'가 올해 안 한 줄 모르는 그 아인 진정한 멋쟁이... 쿨럭;
크리스마스 당일에 점심부터 저녁까지 오빠-_-;와 같이 있었던 듯한데,
가족끼리 보내지 않다니, 나빠요! -_-!!!!! (가족과 함께 보내기 캠페인!)

/텐님/
네, 행복했어요. ^^ 오빠와 함께는 아니었지만요. OTL
아니, 저기요! 텐님이 노래 못하시는 거면 전 뭡니까! ㅠ_ㅠ
저희 성당 성가대는 워낙 사람이 없어서 누구나 적극 환영! 으하하~(전 알-_-토)
저희는 전례부 따로 없었던 것 같아요. 아마...(...)
저도 신자들의 기도랑 독서...;
크리스마스 케이크 예쁘죠? 분위기가 정말...! (맛있었어요~)
저 아래 테이프 뜯다가 크림이 다 뭉그러졌지만...;
Commented by 밀리타 at 2005/12/28 00:22
머,먹을 거 염장 지대로네요...-_-;(<-요새 밥 제대로 안 먹고 다니는 사람;)
Commented by 미르시내 at 2005/12/28 13:02
/밀리타님/
그래도 평범하지 않나요. ^^;
...저 크리스마스에 저렇게 먹고 다음날에 소화불량 걸렸...어요...;
갑자기 기름진 음식이 들어와서 위가 놀랐나봐요;
밀리타님도 꼬박꼬박 먹고 다니세요~(...라고 해도 저는 이런 말 할 처지가...-_-;)
휴우; 아무튼 돈 0원 있다가 이번주 월요일에 밥값 받았어요. ㅠ_ㅠ
아껴써야해요. OTL 학교식당도 방학 때 안할텐데 어디서 싸게 먹지...-_-;
어제 붕어빵이 정말 먹고 싶어서 1000원에 8개 하는 붕어빵을 점심 대용으로 먹었거든요.
근데 집에 오니 동생이 붕어빵 사왔어요; 그 1000원에 8개 하는 거...; (다른데서)
그래서 도합 12개 먹었어요. -_-;;;
Commented by 시온 at 2005/12/29 14:14
그러고 보니 올해 붕어빵을 못먹었군요 아직 으헐헐.
길거리 오뎅,닭꼬치 가끔 사먹는게 그렇게 좋아쓴데 올해는 씁-_-;
자주가는곳이 문을 닫아 입맛만 다시고 있다죠, 단골이라 아줌마가 친절하시고 더주시기도 하셨는데(;)
Commented by 미르시내 at 2005/12/30 20:14
/시온님/
전 이번 겨울엔 아직 군밤이랑 군고구마를 못먹었어요;
그렇죠~ 길거리에서 먹는거 좋아요. +_+
단골...! 문을 닫았다니 안타깝네요; (오뎅이랑 닭꼬치도 좋...ㅠ_ㅠ)
그러고 보니 붕어빵 말고... 옛날 국화빵 있잖아요. 작은거.
동네에 그거 파는 데가 계속 문을 안 여네요; 닫았나봐...요, 흐걱.
(집 근처에 포장마차가 많긴 한데, 학교 쪽은 거의 토스트길로 변해버렸어요. -_-;)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