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1월 22일
대학수학능력시험
 내일이 드디어 수능이다.

 어제 한시간 동안 수험표 접수 확인증 찾다가, 아주 방 정리 다 했다. 무언가 노트 같은 것에 끼워 두었던 기억이 있는데… 접수할 때 수능 안내서도 같이 받았으니 접수 확인증이랑 같이 있을텐데…. 가장 있을만한 서랍 속을 뒤져봐도 6월 모의평가 접수증밖에 안 나오고…. 서랍 세 개를 다 뒤진 후 방바닥에 어지러진 종이들 하나씩 보며 혹시 이건가, 노트 한 장씩 펴 가며 여기에 있나, 찾아도 계속 안 나오고…. 결국엔 말끔히 정리 다 하고 겸사겸사 빗자루질도 했는데, 어디에 있는지 나오지 않다니!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언제까지 그따위로 살텐가! 아, 정말 이건 웃을 일이 아니다. 정말 중요한 건 제대로 두는 습관 좀 익혀야지.
 그러다 마음을 진정하고 잠시 누워 있다가 생각도 하다가, 장식장 안의 책들 옆에 무언가 누런 종이가 보이길래 봤더니 수능 안내서다. 휴우우………………. 책자 사이에 접수 확인증도 끼어 있다. 다행이다. 나름대로 중요한 거라고 생각해서, 중요하게 모셔두었나 보다. 그러면 뭘 해, 나중에 찾지를 못하는데. 푸하하하.

 수험표를 받으러 오라고 한 시각은 2005년 11월 22일 14시인데, 하필 그 때 대학영어 시험이 있는 것이다. 딱 오후 2시에. 그래서 친구에게 부탁하려고 했더니 수업이 있다고 하고…. 그냥 오전 수업 빼먹고 학교에 일찍 찾으러 가기로 했다. 그래서 학교에 도착한 시간은 11시 40분…?
 고 3 아이들은 수험표를 받고 집에 갔는지, 수능 시험 장소인 우리 학교도 교실마다 책상 배열이 다 되어 있고 몇몇 아이들은 청소를 하고 있고…. 그 애들은 1, 2학년이던가? 오래되어서(?) 기억이 안 난다.
 3학년 건물로 들어갔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사회 선생님을 뵈었다. 아아아아아. 햇빛이 눈부셔서 처음엔 몰랐는데, 나중에 뒤돌아보니 아는 선생님. 인사는… 못했다.
 3층으로 올라가 복도를 향하는데, 애들이 걸레질을 하고 있고, 한 남자 선생님도 같이 하고 계신다. 익숙하다. 수학 선생님이시다. 다행히 걸레질을 하느라 고개를 숙이고 계셨다. 빨리빨리 지나쳐서 선생님들이 없는 고 3 교무실로 들어갔다.

 괜히 빨리 와서 받기 죄송한 거 아닌가 했는데 이미 몇몇 아이들도 와서 받아가고 있었다. 수험생 유의사항 책자를 받고 이야기를 듣고……. 소지하는 시계. 전자시계는 안되고 아날로그 시계만 가능하다. 샤프. 갖고 들어가면 안 된단다. 연필은 가져가도 된다. 시험장에서 컴퓨터 사인펜과 함께 샤프도 나누어 준다. 그리고… 수정 테이프 사용이 가능하다. 음, 이 정도였던가, 새로운 사항은.
 설명을 듣고 있는데 어렴풋이 교무실에 들어오신 수학 선생님이 보인다. 아아, 선생님, 청소하세요오오오……! 올해 접수하러 올 때('올해'가 중요하다. 작년에도 봤고 재작년…에도 봤다.) 선생님들 마주치지 않고 있는 듯 없는 듯 원서 접수하고 가려고 생각해서 조용히 고개 숙이고 원서를 작성하고 있었다. 주임 선생님 자리에는 먼저 온 학생이 원서를 작성하고 있어서 나는 그 옆의 복사기 위에 원서를 대고 안내하는 말에 따라 쓰고 있었는데, 갑자기 수학 선생님께서 오셔서 복사기 쓰신다고 잠깐 비켜 달라고 하시는 것이다. 그러다가 얼굴이 마주쳤는데, 아아…. 하시는 말씀.
 "아~ 이게 누구야?"
 으으으으으. 정말로 조용히 내고 가려고 했는데. 그래서 머쓱한 웃음을 지으며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했다. 재작년엔 내가 고 3이었고, 그 때 고 3을 가르치셨던(그리고 고 3 담임이셨던) 수학 선생님. 작년에도 고 3 담임이셨다. 수험표 찾으러 와서 뵈었다. 그리고 올해도… 어김없이 뵈었다. (머엉) 나중에 우리 고 3 담임 선생님께 여쭈어 보니 4년 연속 고 3 담임이시란다. 후아아. 대단하시다.

 그리고 담임 선생님을 뵈었다. 공부도 별로 안 해서 뵐 면목이 없었지만…. 1학년과 3학년을 가르치신단다. 담임은 이번에 안 맡으셨고…. 12시 30분 정도에 대학교에 가야 해서(영어 시험이 2시인데 2시 종 땡! 치면 문을 Lock하신단다.) 약 30분 정도밖에 이야기를 못 해서 안타까웠다. 찹쌀떡도 받아왔다. 아, 죄송스러워라. 시험 끝나면 미리 연락하고 찾아오라고 하셨다.



 학교에 가서 다음 학기 배치를 위한 영어 듣기 시험을 봤는데 TEPS 유형이란다. 1년 반 전에 본 기억이 난다. 무슨 시험인지도 모르고 그냥 듣기 시험이라고 해서 교과서 듣기인 줄 알았는데. 아이고, 관심이 없다. 아무튼 교과서 문제인 줄 알고 미리 테이프 들으며 공부했으면 큰일(?)날 뻔했다. 그렇게 어렵진 않았다. (꼭 이렇게 잘난 척 하는 애가 성적은 바닥이다.) 40분 동안 50문제의 듣기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게 지겨웠지만.

 영어 다음 수업인 일본어 두 시간. 내가 수능 전 날인 오늘 이 수업을 빠지지 않은 것은 바로 이번이 11과 나갈 차례이기 때문이다. 11과가 무엇이 특별한가! 바로…….
 이나바(稻葉 ; いなば)아아아아아~~~♡ (그림 중간의 저렇게 쓰여진 한자와 요미가나를 주목하라!)
 오늘 동양어문학부 학과 설명회가 있어서 2시간짜리 수업을 1시간으로 줄여 한다길래(이 교수님이 추석 전전날에도 나오라고 하신 분이다.) '으악, 오늘 이 과 못 나가는 거 아냐.'했는데 다행스럽게도! 나갔다!

 강의실 아이들이 입맞추어 크게 외치는 이나바상~~~(…노 오타쿠모 오오키이시)

 이렇게 이나바씨(내가 좋아하는 일본 밴드, B'z의 보컬)의 정기를 받아 시험 잘 볼게요♡



 그리고 또한!!!
 오늘로 학교 도서관 좌석표가 전부 54개이다!
 '이나바 코시'를 일본어 숫자 발음에 대입시켜 숫자로 나타내어 보면, 178(이나바)54(코시)가 된다.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할 때 좌석표는 178번(가끔 54번), 인터넷 강의를 들을 때 전자정보센터 번호는 54번♡ 아이 좋아♡
 뭐, 내가 절대 54개 맞추려고 한 건 아니고……. 토요일에 그 동안의 열람실 좌석표를 세어 보니 50개더라. 그래서 그 후로 잘 조절한 거라고 할 수 있…….

  이나바씨 최고! 17854 최고!!! 稻葉浩志 최고!!!!!

 아무튼, 내일은 수능. 목욕재계하고, 가뿐한 마음으로 시험 봐야겠다. 전국의 모든 수험생들에게 노력한 만큼의 결과가 있기를!

 …부개여고가 어디지…? (글 올린 시간도 17:54로 맞췄다! 에헤헤헤헤♡ 부비부비♡)

by 미르시내 | 2005/11/22 17:54 | 일상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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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텐(天) at 2005/11/24 09:55
아하하하.. 커다랗게 잡힌 아저씨 얼굴이 뽀샤샤합니다~ +_+
Commented by 미르시내 at 2005/11/25 15:07
/텐님/
으흐흣, 학교에서 포스팅하느라 라야에서 퍼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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